‘매크로 댓글’ 2만개 찾아낸 경찰 “드루킹 혐의 계속 확대해갈 것”

입력 2018-05-07 15:43

‘드루킹’ 일당의 광범위한 여론조작 실체가 점차 드러나고 있다. 네이버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구속된 김동원(49·닉네임 드루킹)씨 등 일당이 2만여개 댓글에 매크로(자동화프로그램)를 실행해 순위를 조작한 정황을 추가로 확인했다. 피의자 21명도 추가로 입건했다.

서울경찰청은 “드루킹 일당이 지난 1월 17일과 18일 이틀간 675개 기사의 댓글 2만여개에 매크로를 실행한 정황을 추가로 파악했다”며 “댓글 순위를 조작하기 위해 부정 클릭한 횟수만 210여만회”라고 밝혔다. 이들은 2290개의 아이디를 이용해 1.6초~1.8초 간격으로 공감·비공감 클릭을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댓글조작 사실이 밝혀진 ‘남북 한반도기 앞세워 공동 입장,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기사까지 포함하면 총 676건을 조작한 셈이다. 김씨 등은 지난 1월 17일 밤 10시쯤부터 이튿날 새벽 2시45분까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이 기사를 비판하는 댓글 2개에 공감 버튼을 클릭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이 기사에서도 추가적인 범죄 사실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일당이 614개의 아이디를 이용해 50개 댓글에 약 2만3000회의 부정 클릭을 한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고 했다. 해당 기사에서 조작된 댓글 개수는 2개에서 39개로 늘었던 데 이어 50개까지 증가했다.

경찰은 추가로 파악된 범죄사실을 검찰에 송치해 현재 재판 중인 김씨 등의 공소사실에 덧붙일 계획이다. 또 경공모 회원 수사 확대를 통해 스태프와 모니터링 요원 등 21명을 추가로 입건하고 경찰 출석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입건된 피의자는 30명으로 늘었다.

경찰 관계자는 “향후 입건 대상자와 범죄 혐의는 계속해서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드루킹 일당이 일부 아이디를 구입하거나 도용했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비회원 아이디가 도용됐는지 조사하고 추가적으로 댓글 조작이 된 기사가 있는지 등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허경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