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5월 점령한 ‘콜롬비아 카네이션’… 비싼데도 수입급증, 왜?

입력 2018-05-06 16:55
가정의 달을 맞아 지난 2일 경기 과천화훼단지에서 시민들이 카네이션을 구매하고 있다. 뉴시스

‘가정의 달’ 5월이면 생각나는 꽃 카네이션.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 특수를 앞두고 올해 카네이션 가격은 지난해보다 크게 올랐다. 하지만 국내 농가의 이익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콜롬비아산을 필두로 카네이션 수입량이 급증했다. 콜롬비아 카네이션은 값이 비싸지만 꽃이 크고 색이 화려해 갈수록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콜롬비아는 적도에 위치해 카네이션 재배에 유리한 환경을 갖고 있다.

‘5월 특수’를 맞은 카네이션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정도 올랐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공판장 경매 시세에 따르면 카네이션은 최근 1개월간 1속당 5293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4132원보다 약 28% 오른 수치다. 특히 거래량이 가장 많은 ‘혼합 대륜’ 품종은 지난해 6309원에서 올해 7294원으로, ‘혼합 스프레이’ 품종은 지난해 2175원에서 올해 3749원으로 각각 크게 뛰었다.

5월 8일 어버이날과 15일 스승의 날을 앞두고 본격적인 대목을 맞이한 최근 1주일(지난달 27일∼이달 4일) 가격 추이를 보면 카네이션 가격 상승은 더욱 두드러진다. ‘혼합 대륜’은 지난해 이맘때 7399원에서 올해 8703원에, ‘혼합 스프레이’는 지난해 2765원에서 올해 4638원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aT 화훼공판장 관계자는 “지난해 값이 너무 내려갔는데 올해는 다소 올랐다”면서도 “카네이션 가운데 빨간색은 약간 떨어졌다”고 말했다.

화훼업계는 카네이션 가격 상승의 원인을 지난 겨울 한파에서 찾는다. 혹독한 겨울을 보낸 탓에 국내 카네이션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aT 화훼공판장 관계자는 “카네이션은 국내 재배 면적이 줄어든 데다 지난겨울 혹한으로 작황이 그리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어버이날 특수’를 노린 카네이션은 가을에 심고 봄에 출하하지만 지난겨울 역대급 한파를 맞아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그는 “아무리 하우스에서 재배한다 해도 겨울 기후의 영향을 아예 받지 않을 수는 없다”고 했다.

더불어 카네이션 수입도 크게 늘었다. aT 농수산식품수출지원정보 통계에 따르면 카네이션 수입액은 2016년 255만3000달러에서 지난해 362만달러로 106만7000달러나 늘어났다. 6년 전인 2012년 수입액이 160만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지난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특히 콜롬비아산 카네이션을 필두로 수입 카네이션 인기가 높아진 것도 수입 급증에 한 몫을 했다. 꽃꽂이 업체들에 따르면 콜롬비아산 카네이션은 국산이나 중국산 카네이션보다 값이 2, 3배 비싸지만, 꽃이 크고 색깔이 화려한 데다 오래 가기 때문에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 aT 화훼공판장 관계자는 “콜롬비아는 적도 근처에 위치해 카네이션 재배 조건이 좋다”고 설명했다.

콜롬비아산 카네이션은 기존에 수입산의 대표 주자로 꼽히던 중국산을 제치고 압도적인 수입량으로 1위를 차지했다. 2016년에는 콜롬비아산이 78만7000달러, 중국산이 67만5000달러로 두 원산지의 수입액 차이가 11만2000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중국산 수입이 73만8000달러였던 데 비해 콜롬비아산은 무려 191만 달러로 크게 늘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