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노숙 단식 4일 차를 맞은 6일 ‘장이 배배 꼬인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전날 30대 남성에게 턱 부위를 폭행 당해 목 보호대를 하고 있는데다가 단식이 길어지면서 힘들어 하는 기색이 역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은 단식 중인 김 원내대표가 폭행 당한 사건을 ‘정치 테러’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에 나섰다. 5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천막 투쟁시위 조를 한 조당 10명으로 늘리고, 24시간 릴레이 동조단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6일 오전에는 김무성·최연혜·정유섭·김승희·윤종필·문진국·김성태·임이자·신보라 의원이 농성장을 지켰다.
홍준표 대표도 김 원내대표의 천막 농성장을 연달아 찾아 응원을 보내고 있지만 단식에 동참하고 있지 않다. 홍 대표는 김 원내대표가 노숙 단식에 들아간 첫 날인 3일 농성장을 찾았다. 홍 대표는 김 원내대표의 단식 결정에 반대 입장을 보였으나 김 원내대표가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홍 대표는 단식 투쟁을 하는 김 원내대표를 보며 “나는 어릴 때 하도 굶어서 절대 단식은 못해”라고 말했다. 이어진 비공개 대화에서도 홍 대표는 김 원내대표에게 단식을 중단할 것을 설득했다고 한다.
김 원내대표는 홍 대표와 비공개 대화를 나눈 뒤 기자에게 “이런 것(단식)은 결단을 내려 해야지 상의하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라고 강조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는 홍 대표와 상의 없이 의원총회에서 갑자기 단식을 발표했다. 다른 의원들의 동참에 대해서도 김 원내대표는 “단식도 해 본 사람이 해야지 젊었을 때도 하고 나면 이가 흔들거리고 힘들다”라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 폭행 사건 이후 분위기는 달라졌다. 한국당은 ‘야당에 대한 정치테러’로 규정하고 비상상황을 선포했다.
홍 대표는 “백주대낮에 단식 중인 제1야당 원내대표를 테러하는 것은 처음 봤다”면서 “피의자가) 혼자 한 것이 아니다. 배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또 "확정적인 말은 못하지만 정권보위세력이 이제는 제1야당 원내대표도 백주대낮에 이런 테러를 한다"면서 "다른 사람한테 원내대표도 팰 수 있다고 경고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도 까불지 말고 조용해라는 뜻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드루킹 특검 수용하는 그날까지 테러가 아니라 목숨을 잃은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분노하고 싸우겠다"면서 "목도 불편하고 턱을 가격 당했기 때문에 (목을) 돌리는 것도 불편하지만 저는 다시 노숙 단식 투쟁현장으로 가겠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김 원내대표는 여야 원내대표와의 대화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히며 국회 정상화를 위한 의지를 보였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역시 김 원내대표를 위문한 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김 원내대표의 농성을 풀게 하고 바른미래당이 주장한 대로 (특검을) 수용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한국당의 계획 범죄, 정치 테러 주장에 대해 “근거 없는 의혹 부풀리기”라고 맞서고 있다.
한편, 경찰은 김 원내대표를 폭행한 김모(31)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김씨는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하며 단체나 정당에 가입한 사실도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의 정신병력에 대해서도 건강보험공단기록 등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