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네 번째 임기 시작을 앞두고 러시아에서 반푸틴 시위가 벌어져 약 1600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모스크바타임즈 등 해외언론은 5일(현지시간) “극동 지역 블라디보스토크부터 발트해 칼리닌그라드까지 수천명이 행진에 참여해 항의시위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그(푸틴)는 우리의 차르가 아니다” “나는 부패에 반대한다”는 구호를 적은 팻말을 앞세웠다.
러시아 정치 탄압을 모니터하는 OVD-인포에 의하면 러시아 26개 도시에서 1599명이 시위 중 체포됐다. 모스크바에서 702명,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232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 과정에서 친정부 시위대와 반정부 시위대의 충돌도 있었다. 모스크바 푸쉬킨 광장에서 친정부 시위대 중 일부가 푸틴의 정적이자 야당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 지지자의 시위 물품을 훼손하고 주먹을 날렸다. 나발니 역시 이날 푸쉬킨 광장에 모습을 나타냈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대선에서 77% 득표율로 당선됐다. 7일 네 번째 임기가 시작되며 임기를 마칠 경우 집권 기간만 24년이나 돼 조지프 스탈린 이후 최장기 집권자가 된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