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나이티드항공 승무원이 비행 중 만취 상태로 승객들에게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 구설에 올랐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해 논란을 빚었다.
폭스뉴스는 4일(현지시간) 미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노스다코타주 윌스턴으로 향하던 유나이티드 4689편에 탑승한 승객 에리카 고먼이 밝힌 전날의 기내 상황을 전했다. 그는 한 여성 승무원이 술이나 약물에 취한 듯 몽롱한 상태로 기내를 돌아다니며 승객들에게 공격적으로 다가서고 비속어를 내뱉어 많은 승객이 경악했다고 전했다.
고먼은 “승무원이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는 것 같았다”며 “좌석벨트를 단단히 착용하라면서 욕설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승무원의 공격적인 행동이 반복되자 “안 되겠다 싶어 조종석으로 가서 기장에게 이를 알렸다”고 말했다. 그가 공개한 사진에서 만취한 듯 보이는 해당 승무원은 전용의자에 널브러져 앉아 있다. 한 승객에게 얼굴을 바짝 맞대고 말을 하는 사진도 있었다.
이 비행기는 오후 2시에 덴버공항에서 출발해 두 시간 비행 후 노스다코타에 도착했다. 고먼은 “끔찍한 비행이었다”며 “술에 취한 승무원은 모든 이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었다”고 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논란이 일자 “해당 항공편은 트랜스스테이츠에어라인에 위탁 운영되는 것이었다”며 “불편을 겪은 모든 탑승객에게 보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미 항공업계에서는 유나이티드 같은 대형 항공사들이 수요가 적은 항로는 군소 항공사에 위탁해 운영하는 관행이 있다. 이 승무원은 지상에 내려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지난해 초과예약을 이유로 베트남계 의사인 탑승객을 기내에서 강제로 끌어냈다. 피를 흘리며 항공기 밖으로 내몰리는 탑승객의 모습이 SNS에 퍼지면서 공분을 샀다.
박세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