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레전드 이치로, 사실상 은퇴… 시애틀 구단 회장 특별 보좌로 인생 2막 연다

입력 2018-05-06 05:00

메이저리그(MLB)의 ‘전설’이자 ‘타격 기계’ 스즈키 이치로(45·시애틀 매리너스)가 구단 특별 보좌관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mlb.com)은 4일(한국시간) “18년 전 시애틀에서 MLB 커리어를 시작했던 이치로가 이번 시즌 선수로 뛰지 않고 구단 특별 보좌관을 맡게 됐다”고 전했다.

다만 에이전트는 이치로의 은퇴를 부정했다. 그는 “이치로는 은퇴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2018년에 다른 역할을 맡게 됐다. 2019년은 또 다를 수 있다”고 전했다. 다음 시즌에 선수로 뛸 가능성에 대해서도 “항상 가능성은 존재한다. 미래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제리 디포토 시애틀 단장은 “이치로가 시애틀에 가져다 준 모든 가치를 확실히 붙잡고 싶다. 특별보좌관은 이를 위한 방법이다. 기록, 개성, 야구관, 직업 윤리 등 이치로는 젊은 선수들과 베테랑에게 영향을 주는 특별한 위치에 있다. 이치로가 지금 하고 있는 어떤 것도 바꾸고 싶지 않다. 그는 다만 경기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치로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지난 두 달 동안 선수 생활 18년 중 가장 행복했다. 짧은 시간이었기는 하지만 좋아하는 팀의 일원으로 뛰었다”며 “좋아하는 팀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하겠다는 생각에 구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경기를 뛰지 못하는 아쉬움이 물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야구의 연구자로 있으면서 매일 단련해 내가 어떻게 될 지 보고 싶다”며 “경기에 출전하지 않으면서 컨디션을 조율하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이치로는 15경기에서 타율 0.205(44타수 9안타) 출루율 0.255에 그치고 있어 다음 시즌의 활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2001년 일본을 떠나 시애틀에서 데뷔한 이치로는 ‘타격 기계’로 불리며 수많은 기록을 제조했다. 데뷔 시즌 올해의 신인상과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한 것을 비롯해 2007년 올스타 MVP에 선정됐고, 3차례 실버 슬러거(2001, 2007, 2009)를 받았다. 2001년부터 2010년까지 빠지지 않고 올스타전에 출전하며 10연속 골드 글러브까지 차지했다.

2012년 7월 시애틀을 떠나 뉴욕 양키스로 이적했던 이치로는 2015년부터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뛰었고,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됐다. 이후 행선지를 찾지 못했던 이치로는 올 시즌을 앞두고 6년 만에 친정 시애틀로 돌아왔다.

이치로는 MLB 18시즌 통산 타율 0.311 3089안타 117홈런 780타점 509 도루를 기록했다. 3089안타는 현역 최다 안타이자 역대 22번째다. 2004년에는 262안타를 때려내며 단일 시즌 최다안타 기록을 세웠고 10년 연속 200안타 기록도 가지고 있다.

김동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