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6·토트넘)의 단독 인터뷰가 5일(한국시간)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에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그는 어린 시절 경험한 2002년 월드컵과 박지성, 다가올 2018 러시아월드컵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놨다. 특히 박지성(37)을 자신의 우상으로 소개하면서 그의 모든 것을 관찰하고 배우려했다고 밝혔다.
첫 질문인 2002년 한일월드컵에 대해서 손흥민은 “2002년 월드컵의 많은 추억을 갖고 있다. TV로 경기를 지켜봤는데,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마지막 페널티킥 골이 들어갔을 때 모두가 미쳐가고 있었다. 믿을 수 없었다. 나를 포함한 모두가 붉은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고 떠올렸다.
월드컵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아달라는 말에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상대해 이기는 것은 쉽지 않다. 물론 홈 이점이 있었지만 아주 경기를 잘했다”면서 “한 장면을 선택하는 것은 어렵다. 2002년은 모든 순간이 환상적이었다.”고 답했다.
본인의 축구 영웅으로는 “많은 이들이 있겠지만 박지성이다. 내가 어릴 때 많은 프리미어리그 경기가 중계됐다. 특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가 많았다. 박지성이 뛰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때 박지성은 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는 여전히 한국 최고의 선수이자 내 우상”이라고 치켜세웠다.
박지성과 손흥민의 첫 만남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은 당대 최고 스타와 최고 유망주를 하나로 묶었다. “믿을 수 없었다.”고 운을 뗀 손흥민은 “내가 18살 때 박지성과 카타르 아시안컵에 함께 나섰다. TV에서 지켜봤던 박지성과 훈련을 같이 했다. 그때 많은 것을 배웠다. 박지성은 무척 프로패셔널했다.”고 밝혔다.
“그가 하는 모든 것을 지켜봤다. 무엇을 먹고, 얼마나 잠을 자는지. 박지성은 내 룸메이트였다. 너무 쑥스러워서 많은 말을 걸진 못했지만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믿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우리는 여전히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 박지성은 단지 위대한 선수가 아니다. 정말 훌륭한 사람이다.”
2014 브라질 대회를 통해 처음 월드컵을 경험한 손흥민은 “국가를 대표할 수 있어 매우 자랑스럽다. 2014년을 통해 월드컵이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됐다. 우리는 준비가 필요하다. 2014년에는 젊은 선수가 많았는데 월드컵 경험은 충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 대해서는 “힘든 조다. 스웨덴은 우리보다 낫다. 멕시코도 우리보다 잘한다. 독일 역시 물론 그렇다"면서도 "우리는 경기에서 이기길 원한다. 누구도 패배를 원하진 않는다. 축구는 11대 11로 하는 경기다. 실력차는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누구보다 잘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스웨덴, 멕시코, 독일과 한 조. 모두 한국보다 객관적인 전력이 앞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6강 진출에 대해서는 “물론 ‘예스’라고 말하고 싶지만 축구는 ‘예스’ 또는 ‘노’로 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매우 어려운 조에 속해있지만 나는 내 조국을 믿는다. 내 나라와 동료들이 자랑스럽다. 우리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핫스퍼에서의 생활도 소개했다. “어릴 때부터 EPL에서 뛰는 것이 꿈이었다. 이곳에서 뛴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 런던은 세계 최고의 도시다. 이곳에서 대단한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는 것을 즐기고 있다. 매순간을 즐기고 있다. 가끔 잠들기 전에 이 모든 것이 꿈이라는 생각도 든다.”
공희정 기자 jjing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