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가 혼자 살아남아 상대방의 외제승용차와 노트북 등을 훔친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4일 절도 등의 혐의로 A(3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7일 새벽 전주 덕진구 아중저수지에서 SNS를 통해 알게 된 B(31)씨와 함께 물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A씨는 ‘살고 싶다’는 생각에 혼자 헤엄쳐 나와 생존했고, B씨는 사망했다.
뭍으로 올라온 A씨는 B씨의 차량과 노트북 등을 훔쳐 달아났다.
B씨의 시신이 떠오르자 수사에 나선 경찰은 지난 3일 전주의 한 찜질방에서 A씨를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절도 전과 8범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가 계획적으로 B씨를 숨지게 한 뒤 절도행각을 벌였는지 조사 중이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빚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지만 혼자 살아남게 됐다”며 “어쩌다가 혼자 살아남았다”고 범행을 부인했다. 이어 “시내로 나가려면 차가 필요했을 뿐 절도 행각을 벌일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불우한 가정환경과 생계곤란 등을 겪으며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면서 “다시 잘못된 선택할 우려가 있어 구속영장을 신청하게 됐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면밀히 조사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