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 낸 정의용 실장, 극비리 미국행…靑 “미국이 요청”

입력 2018-05-04 09:49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오른쪽)이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에서 양국 정상의 식수 행사가 끝난 뒤 리수용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3일 극비리에 워싱턴 방문길에 올랐다.

청와대 관계자는 4일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실장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요청에 따라 비공개로 미국을 방문했다”며 “정 실장의 방미 목적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논의를 위한 것으로 미국 NSC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사전에 공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날 정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5부 요인 오찬 자리에 배석하지 않아 방미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하지만 청와대는 “정 실장이 오전 회의를 마치고 휴식을 위해 연가를 내겠다고 했다”며 이를 부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 실장은 실제로 연가를 냈으며, 휴식을 취한다고 말한 이유가 미 NSC가 철저하게 비공개를 요청했기 때문”이라며 “미국에 있는 우리 외교관들도 일절 몰랐다고 한다. 청와대 홍보라인이 알면서도 알리지 않은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정 실장의 방미는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 이후 처음이다. 정 실장은 존 볼턴 미국 백악관 NSC 보좌관과 만나 판문점 개최 여부 등 급물살을 타고 있는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긴밀한 협의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관계자는 ‘북미회담장소를 논의할 것으로 보이나’라는 질문에 “장소 문제는 스몰 딜(작은 쟁점)인 것 같다”며 “북미회담이 북핵 해결을 위한 본격적인 라운드라는 것을 고려하면, 개인적으로는 좀 더 ‘빅딜’에 대한 얘기를 나누지 않겠나 추정한다”고 말했다. 정 실장의 부재가 남북 정상 간 ‘핫라인’ 통화가 아직 이뤄지지 않는 것에 영향을 줬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 남북 간 정상 통화는 예정돼 있는 것”이라며 “스케줄에 따라 적당한 시기가 결정될 것”이라고 답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