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택시기사 때려 숨지게 한 승객 “목적지 되물어 화났다”

입력 2018-05-04 09:25
JTBC 캡처

만취 상태에서 70대 택시 운전기사를 때려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이 남성은 기사가 목적지를 되물어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A(34)씨를 폭행치사 혐의로 구속하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6일 오전 1시30분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인근에서 택시 운전기사 B(71)씨를 수차례 주먹과 발로 때려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장 인근 건물 CCTV에 찍힌 영상에 따르면 A씨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먼저 밖에 나와 있던 B씨 팔을 한 차례 때렸다. 뒷걸음질 치던 B씨는 택시 주변을 빙빙 돌며 몸을 피했고, A씨는 B씨를 쫓아가 머리 부근을 세게 가격했다. 붙잡힌 B씨가 몸을 가누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지만 폭행은 3~4분간 계속됐다.

약 20분 뒤 행인의 신고로 구급차가 도착했지만 B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A씨는 택시 안에서 자고 있었다. 이후 경찰이 출동해 A씨를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자신의 요구에 따라 DMC로 향하던 B씨가 구체적인 행선지를 묻자 화를 참지 못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범행을 부인하던 A씨는 CCTV 영상을 본 뒤 잘못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