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을 수 있으니 문제없다? 관절붕괴 주범 발목관절염

입력 2018-05-02 14:07

관절염하면 조건반사처럼 떠오르는 무릎. 그 덕에 무릎관절염은 연간 100만명 이상 환자에도 불구, 이 중 25% 정도만 인공관절치환술을 받을 만큼 조기진단과 치료율이 높다. 반면 우리 몸 주춧돌, 제2심장이라 불리는 발의 관절염은 심각한 상황이다. 진료현장 족부의사들은 발의 관절염을 초기부터 치료받는 환자가 드물다고 말한다. 이는 뿌리가 썩어 잎이 바래지고 있음에도 잎이 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많은 환자들은 지속적 발목통증과 붓기를 비롯한 관절염 유사 증상 시 초기에 걸을 수 있어 괜찮다고 관절염 증상을 무시하거나 혹은 신발 탓이나 최근 일상에서 통증의 이유를 찾으려 애쓴다. 이는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영국 속담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발은 우리 몸에서 가장 멀고, 2% 남짓한 작은 면적인 탓에 타 관절부위 통증, 질환에 비해 관심과 질환인지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사아에서 최초로 세계족부 SCI저널 FAI 편집위원 등재와 대한족부족관절학회 회장을 역임하며 국내 족부수술의 우수성을 알려온 연세건우병원 족부수술팀 주인탁 박사는 발목관절염 치료는 아는 만큼 치료부담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주 박사는 “발목관절염은 진행될수록 관절이 정상 위치에서 점점 벗어난다. 선 채로 X선 검사에서 발목관절이 틀어지고 간격이 좁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를 오래 방치하면 무릎에도 영향을 주어 점차 오자형 다리로 변형될 수 있다. 따라서 진행 중인 관절염의 경우 적기에 정렬을 바로잡고, 한 쪽에 쏠린 체중부하를 감소시킨다면 증상호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위한 수술이 SMO(과상부절골술)수술이다. 내측 관절 연골에 과하게 쏠린 비대칭적 부하와 체중 부하 축을 바깥쪽 정상 연골 부위로 이동시켜준다. 이 때 내측에 과한 체중 부하 축이 정상적인 연골이 덮여 있는 발목관절 외측으로 이동되면서 압력이 해소돼 통증이 줄고 발목 기능이 향상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최근 국제족부학술지에 SMO수술이 손상된 연골재생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면서 중증의 관절염이라도 조기치료 시 정상에 가까운 관절기능 회복이 가능하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주인탁 박사는 “인간은 숨을 거두기 전 까지 움직여야만 살 수 있다. 따라서 움직임 자체가 고통이 되고, 필연적으로 삶의 질 하락을 가져오는 관절염은 과거 신이 인간에게 준 형벌로 여겨졌다. 하지만 현대 의학은 조기치료를 통해 관절염은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전했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