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에게 폭행과 욕설을 당한 강연희 소방사가 지난 1일 숨진 가운데 피해 소방사와 현장에 있던 동료 소방사가 방송에서 현장 상황을 설명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강 소방사와 함께 현장에 있었던 전북 익산소방서 박중우 소방사가 출연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강 소방사가 폭행 당한 사건은)지난달 2일 시민이 도로에 넘어져 있어 교통사고인 줄 알고 신고한 건이었다”며 “(취객이) 2분 후에 의식을 차려서 그때부터 난동을 부리고 욕설을 많이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박 소방사는 “욕설을 하기 시작했고 저지하기 힘들었다. 그러던 중 저도 한 대 얼굴을 가격 당했고 경찰에 신고하는 도중 저희 주임(강 소방사)이 머리를 5대 정도 가격당했다”며 “저희는 제압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피하는 게 최선이었다”고 토로했다.
강 소방사는 취객에게 폭행을 당한 뒤 갑작스러운 두통과 구토, 불면, 딸꾹질 증세 등을 겪다가 지난달 24일 뇌출혈로 쓰러졌다. 박 소방사에 따르면 취객은 여성 생식기와 관련한 아주 모욕적인 욕을 끊임없이 내뱉었다. 그는 “폭행이 강한 것은 아니었지만 좋은 마음으로 도와주러 갔다가 되레 당한 상황이기 때문에 (강 소방사의) 스트레스가 더 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정은애 119 안전센터장은 “(강 소방사가 취객에게) 욕을 듣고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면서 “부모 욕이나 성적인 입에 못 담을 비하 그런 욕을 반복해서 들어 욕설이 계속 귀에 맴돌아 힘들다고 얘기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폭행을 당했다고 혹은 마음의 상처를 당했다고 해서 쉴 수 있는 처지가 아닌데 이는 상식적으로 그 직원에게는 엄청난 두려움이고 스트레스”라고 덧붙였다.
숨진 강 소방사는 ‘부부 소방대원’으로 19년차 경력을 가진 소방사였다. 소방관 남편과 결혼했던 그는 고등학생과 초등학생 두 아들을 둔 어머니이기도 했다. 강 소방사를 폭행하고 욕설을 퍼부은 취객은 구급대원을 폭행한 혐의(소방기본법 위반)로 검찰에 송치됐다. 익산소방서는 3일 강 소방사에 대한 영결식을 거행하고 1계급 특별승진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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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