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예 웨스트 “400년 지속됐다면 노예제도는 선택”

입력 2018-05-02 10:11
AP뉴시스

미국의 래퍼 카니예 웨스트가 수백년간 지속된 미국의 노예제도를 ‘선택’이라고 표현해 구설에 올랐다.

웨스트는 1일(현지시간) 미국 타임워너의 자회사 TMZ의 대담 프로그램 ‘TMZ 라이브’에 출연해 “당신이 400년간 지속돼온 ‘노예제도’를 듣는다고 해보자. 그건 마치 ‘선택’인 것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수백년이나 지속돼왔다면 흑인들도 스스로 노예가 되는 것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는 발언이었다. 웨스트는 이어 “여러분은 내가 자유롭게 생각하고 느끼는 것 같지 않냐”고 말했다.

이에 함께 방송한 흑인 출연자인 반 라단은 웨스트가 “생각이 없다(the absence of thought)”고 비판했다. 그는 “당신은 원하는 대로 믿으면서 살 수 있지만 당신이 방금 말한 것 뒤에는 실제 현실이란 게 있다”며 “우리는 당신이 선택이라고 했던 400년간의 노예제도가 가져온 차별과 소외를 처리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름이 돋는다”고 덧붙였다.



웨스트의 발언이 알려지자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정치평론가이자 미국 CNN방송의 해설자인 사이먼 D. 샌더스는 트위터에 “카니예는 미국에서 ‘자유로운 사고’를 한다는 흑인으로는 아주 위험한 인물”이라며 “솔직히 나는 정말 역겹고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노예제도가 좋은 선택은 절대 아니라고 본다”며 “내가 이런 말을 (굳이) 해야 할 때가 있을지 정말 몰랐다”고 덧붙였다.

앞서 웨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트위터에 “당신이 트럼프에 동의할 필요는 없지만 내가 트럼프를 좋아하는 건 막을 수 없다”며 “그는 나의 형제”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구호였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n Great Again)’가 적힌 붉은색 모자를 촬영한 사진을 올리고 “대통령 사인도 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이에 리한나, 켄드릭 라마, 해리 스타일스, 케이티 페리, 아리아나 그란데, 위켄드 등 많은 셀럽이 웨스트의 계정을 ‘언팔’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