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수 120만명’ 아동음란물 사이트 운영자 덜미…잡고 보니 한국인 20대男

입력 2018-05-02 09:33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전 세계에서 이용자 120만명을 거느린 아동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한 20대 한국인 남성이 구속됐다. 해당 사이트에서 영상을 내려받은 이용자 156명도 무더기로 검거됐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인터넷 ‘다크웹’에서 아동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하며 이용자들로부터 비트코인을 받은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손모(22)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다크웹이란 미국 군 당국이 개발해 특정 웹브라우저를 사용해야만 접속이 가능하고 IP 주소 추적이 사실상 어려워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 영역이다. 이 때문에 아동음란물 유통이나 마약 거래 등 범죄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경찰 관계자는 “다크웹 사이트 운영자가 검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사이트는 전 세계에서 이용자 수가 120만명에 달했다. 해당 사이트는 회원제로 운영했는데 유료 회원 수는 4073명으로 파악됐다.

회원 가입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으나 아동음란물을 내려받기 위해서는 비트코인을 지불해야 한다. 가격은 음란물 한 편당 평균 0.01 비트코인이었다. 사이트 운영기간(범행 기간)은 2015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2년8개월간이다.

손씨는 이 기간에 비트코인 시세가 지속적으로 상승하자 이용자들의 요구에 맞춰 가격을 낮추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사이트에서 이 같은 방식으로 음란물이 36만여회 다운로드 됐으며 이 과정에서 운영자에게 송금된 비트코인은 415 비트코인에 달했다.

경찰은 해당 사이트에서 아동음란물을 업로드하거나 다운로드한 이용자 156명도 함께 검거했다. 현행법상 아동음란물의 경우 소지하기만 해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이들은 각 일선 경찰서에서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용자는 주로 20대·미혼·회사원으로서 대부분 초범이었다”며 “이용자 중 유명인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 중에는 공무원, 기간제 교사, 공중보건의 등이 포함됐다. 혼자서 무려 4만8634개의 아동음란물을 소지한 아동·청소년 성범죄 전력자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IS) 등 외국기관이 ‘서버 소재지가 한국으로 추정된다’는 통보를 받고 공조수사를 시작했다”며 “세계 각국의 경찰들과 국제 공조로 아직 검거하지 못한 이용자들을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