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벼락 갑질’ 논란 관련 1일 경찰에 소환돼 약 15시간에 걸친 고강도 피의자 조사를 받은 조현민(35) 전 대한항공 전무가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물컵을 사람에게 던졌다’는 혐의는 전면 부인했다.
2일 새벽 1시13분 조사를 마치고 경찰 청사를 나선 조 전 전무는 ‘유리컵을 사람에게 던진 적은 없다고 진술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네. 사람 쪽에 던진 적 없습니다”라고 부인했다. ‘죄송하다는 말은 누구에 대한 사과인지’에 대한 물음에는 “피해자들”이라고 말했다.
다만 ‘폭행과 업무방해 혐의는 인정하는지’ ‘탈세와 밀수 혐의를 인정하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사실상 어떤 대답도 내놓지 않았다.
‘물컵’으로 시작된 갑질이 국민의 공분을 사면서 한진가(家)가 쑥대밭이 됐다. 따라서 ‘대국민 사과’에 나서면서도 법리 공방에서는 ‘혐의 부인’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전날 오전 10시20분 조 전 전무를 소환해 이튿날 새벽 1시13분까지 폭행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를 조사했다.
조 전 전무는 3월 16일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광고대행사와 회의를 하던 중 종이컵에 든 매실음료를 뿌린 혐의(폭행)과 정상적인 회의 진행을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를 받는다.
아울러 유리컵을 광고대행사 직원들에게 던졌다는 일부 진술을 확보한 경찰은 ‘특수폭행’ 혐의 추가 적용 가능성을 두고 폭행의 고의가 있었는지, 유리컵을 어디로 던졌는지 등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았다.
또 갑질 논란 이후 말 맞추기나 회유·협박이 있었는지도 따져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조사내용과 두 차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물, 피해자 및 참고인 진술내용 등을 종합해 조 전 전무에게 적용할 수 있는 혐의와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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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