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러-유럽 철도 연결하려면… ‘85㎜’ 차이 극복해야

입력 2018-05-02 00:08

철도기술연구원, 기술 개발 실제 적용 위해 협력 추진
50량 이상 장대화물열차 연결기·제동장치도 개발

‘판문점 선언’으로 남북을 넘어 러시아와 유럽까지 철도를 연결하는 구상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연구·개발하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지난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에 대한 내용이 담기면서 낙후된 북한 철도시설 개보수와 남북 및 대륙철도 연계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고 1일 밝혔다.

철도연은 2014년 궤간가변대차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 한국의 철도가 북한을 지나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가려면 국가마다 다른 철도 궤도의 폭에 맞춰 열차 바퀴를 교환하거나 환승·환적해야 한다. 한국·중국·유럽은 두 레일의 간격인 궤간이 1435㎜인 표준궤, 러시아 철도는 1520㎜인 광궤를 사용해서다. 궤도의 폭은 85㎜의 차이가 있다. 궤간가변대차 기술을 열차에 적용하면 차량에 달린 바퀴가 움직여 폭이 다른 궤도에 적응할 수 있어 환승이나 환적, 열차바퀴 교환 없이 달릴 수 있다.

철도연은 이 기술을 남북한연결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열차(TSR) 노선에 실제 적용하기 위해 러시아 및 국제기구 등과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철도연은 “2000년부터 남북과 대륙 간 철도 연결을 위해 기술 개발, 연구교류 협력체계 구축 등을 수행해 왔다”면서 “철도 궤도의 간격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러시아 등과 협력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철도연은 대륙 간 열차에 꼭 필요한 50량 이상 장대화물열차 차량연결기와 제동장치도 개발하고 있다. 장대화물열차란 35량 이상의 차량이 연결된 길이 500m 이상의 화물열차다. 기존 화물열차보다 한번에 많은 양의 화물을 운송할 수 있어 수송효율은 물론 차량운행에 수반되는 관리효율도 기대할 수 있다.

철도연은 열차의 차량과 차량을 연결하는 차량연결기가 국가마다 다른 만큼 호환성을 갖춘 가변형 차량연결기를 만들고 있다. 또 장대화물열차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제동장치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다. 또 북한 철도의 문제점인 노후화된 선로에 대한 급속보강 기술개발도 진행한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