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도로에 쓰러진 남자를 구조하다 폭행당한 119 여성 구급대원이 병원에서 한 달만에 끝내 숨졌다.
전북 익산소방서 소속 구급대원 A씨(50)는 지난달 2일 오후 1시20분쯤 익산시 평화동 익산역 앞 도로에서 한 남성이 술에 취해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동료와 함께 출동했다.
그 남성은 119구급차에서 소란을 피우다 병원 응급실 앞에서 내려 A씨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5~6차례 때렸다. 앞서 그는 구급차 안에서도 폭언을 하며 다른 구급대원의 얼굴을 손으로 때렸다.
이후 A씨는 심한 어지럼증을 동반한 구토 증세가 나타났다가 지난달 24일 자택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뒤 1일 오전 숨졌다.
익산소방서는 당시 A씨를 때렸던 윤모(47)씨를 소방기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경찰은 윤씨에 대해 폭행치사 등 혐의도 염두에 두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구급대원이 숨진 원인을 폭행으로만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추가 수사를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익산소방서는 A씨에 대해 1계급 승진을 추진할 예정이며 3일 영결식을 거행키로 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주취자 구하려다 폭행당한 여성 구급대원 끝내 숨져
입력 2018-05-01 1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