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관중이 ‘트래시 토크’를 하는 것을 좋아해요. 내 경기력을 끌어올려 줍니다.”
미국프로농구(NBA)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센터 조엘 엠비드는 1일(한국시간) 보스턴 셀틱스와의 플레이오프 2라운드 1차전 원정경기에서 패배한 뒤 이렇게 말했다. 필라델피아와 보스턴은 포스트시즌 맞대결만 20번째인 전통의 라이벌이다. 보스턴 관중은 여느 때보다 큰 함성으로 경기장 분위기를 압도했다. 홈팀 보스턴이 117대 101로 필라델피아를 제압했다.
엠비드는 시즌 막판 당한 안면 부상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코트에 나왔다. 31득점 13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TD가든 분위기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엠비드는 “나는 괜찮았다. 우리 팬들의 소리가 더 큰 것 같다”며 “(함성이)날 괴롭히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트래시 토크를 하고 이상한 말을 하는 많은 팬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며 “경기력이 향상되기 때문에 그런 감정을 오히려 즐긴다”고 말했다.
이날 보스턴 관중들은 필라델피아의 벤 시몬스가 공을 잡으면 “낫 어 루키(Not a rookie·루키가 아니다)”라고 외쳤다.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는 시몬스지만 2016년 드래프트에서 선발된 뒤 부상으로 지난 시즌 결장했던 ‘중고 신인’임을 꼬집는 구호였다. 관중들은 반대로 보스턴의 제이슨 테이텀이 공을 잡을 때면 “히즈 어 루키(He's a rookie·그는 신인이다)”라며 응원을 보냈다.
엠비드는 그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솔직한 속내를 드러내며 인기를 끌었다. 다만 그 자유분방함이 다른 팀의 팬들에게는 좋지 않게 인식되기도 했다. 4일 열릴 양팀의 2차전도 보스턴 TD가든이다. “그러니 계속 해 보세요. 어떻게 될지 보죠.” 엠비드는 보스턴 관중들이 그에게 어떤 말을 건네든 간에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