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해 보니 무슨 소용? 사과 대신 변호사 선임 주장한 조현아

입력 2018-05-01 06:25 수정 2018-05-01 07:17

“퇴진해 봤는데 무슨 소용이 있었냐”
“사과 대신 변호사를 통해 사안 대응을 주도하겠다”

‘물벼락 갑질’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킨 동생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조기 대응이 늦어진 이유가 조현아 전 부사장이 막았기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특히 조 전 부사장은 자신이 ‘땅콩 회항’ 사건으로 사과하고 퇴진해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법정 대응을 고집한 것으로 전해져 대중들을 공분시켰다.

MBC는 복수의 대한항공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조 전 전무의 갑질 사건이 보도된 후 열흘이 지날 때까지 사과하지 않은 이유가 조 전 전무의 언니 조 전 부사장 때문이라고 30일 보도했다.

대한항공은 사건이 보도된 후 내부 대책회의를 통해 조 전 전무를 즉시 퇴진시키고 최대한 빨리 대국민사과를 하자는 결론이 나왔지만 이 결론은 채택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복수의 대한항공 관계자는 MBC에 “조 전무의 언니 조현아 전 부사장이 방향을 틀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자신이 땅콩 회황 논란 확산으로 퇴진을 해 봤는데 무슨 소용이 있었냐며 사과 대신 변호사를 통해 대응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조 전무가 귀국한 이후에도 사과가 미뤄진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고객은 물론 직원들의 분노가 커졌고 대한항공 관련 갑질 논란은 탈세와 의전, 황제경영으로까지 확산됐다. 조 전 부사장이 동생은 물론 자신의 어머니와 아버지까지 소환조사를 받게 만들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현재 국토해양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 모든 기관이 대한항공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조 전 부사장은 이미 퇴직한 상황으로 경영진 회의를 통해 대처하고 있다고 매체에 말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공분했다. “대국민사과 선배라며 한 조언이 국민들이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다” “국민들을 개‧돼지로 봤네” “조현아는 자신이 퇴진하고 사과해서 그 정도였다는 걸 모르네” 등의 비난이 쇄도했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출발하려는 여객기 내에서 사무장과 승무원을 폭행하고 항공기 항로를 변경해 정상 운항을 방해한 혐의로 2015년 재판에 넘겨져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를 선고받았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