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 사건’ 택배기사 “할머니 힘들어해… 악플 자제 부탁”

입력 2018-05-01 09:00
유튜브 '보배드림TV' 캡처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의 한 사거리 교차로에서 도로로 굴러온 유모차를 자신의 차량으로 막아 아이를 구한 택배기사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남겼다. 유모차를 놓친 아이 보호자에 쏟아지는 비난을 막아보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자신을 ‘답십리 택배-유모차 사건’의 택배기사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29일 짧은 글을 게시했다. 이 네티즌은 “(아이 아빠와) 전화통화를 하고 식사도 함께했다”면서 “큰 사례금까지 주셔서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 할머니가 많이 힘들어 하시니 악성댓글도 자제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한 네티즌이 자신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영상에는 아이가 탄 유모차가 교차로로 굴러오고, 이를 발견한 택배기사가 차를 정지해 막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을 공개한 네티즌은 당시 교차로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대기 중이었다. 이 네티즌은 “유모차를 놓친 보호자는 아이 할머니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후 택배기사의 순발력 덕분에 아이가 다치지 않았다며 그를 칭찬하는 댓글이 연달아 달렸다. 일부 네티즌은 아이 보호자를 탓했다. 보호자의 부주의 때문에 끔찍한 일이 벌어질 뻔했다는 것이다.

결국 아이 아빠가 영상이 처음 올라왔던 보배드림에 글을 남겼다. 할머니도 많이 자책하고 있으니 비난을 삼가달라는 거였다. 아빠는 “택배기사님을 수소문해 연락처를 알아냈고 여러 차례 부탁한 끝에 만나서 감사 인사를 전하기로 했다”며 “아이 할머니가 너무 당황했던 것 같다. 할머니도 함께 나가 기사님을 만나려 하니 언짢으셨던 분들도 양해를 부탁한다”고 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