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다리 끝나고 15분간…” 통일부 장관도 놀란 장면

입력 2018-04-30 10:42 수정 2018-04-30 11:10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공동 식수를 마친 후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판문점=이병주 기자

27일 남북정상회담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조차 “상상을 뛰어넘는 것의 연속”이었다. 30분 넘게 이어진 남북 정상의 ‘도보다리 회담’ 역시 그랬다.

조 장관은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남북정상회담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번 정상회담은 그동안 제 경험이나 상상력을 뛰어넘는 것의 연속이 아닌가, 남북의 정상이 저렇게 진지하게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하루 종일 대화를 할 수 있구나(했다)”며 “불가능한 것을 가능한 것으로 바꾸는 그런 현장이었다”고 말했다.

당초 조 장관이 예상했던 도보다리 산책 시간은 15분 정도였다. 그는 “특별히 시간을 정하지 않고 했는데 저희가 예상했던 시간보다는 훨씬 더 길게 하신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진짜 아무도 옆에 배석 없이 두 분만 그렇게 대화를 나누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도 못 했던 그런 일”이라며 “저희는 옆에 서서 북측의 몇몇 분들과 함께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시간이 길어지는 것에 대해 저희도 굉장히 좋게 느끼면서 기다렸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단독 회담’은 도보다리 산책을 마친 후에도 계속됐다고 한다. 조 장관은 “일정 때문에 다시 이쪽 평화의 집으로 오셔서 거기에서도 공동 서명으로 바로 안 하시고, 다시 접견장에 들어가셔서 배석 없이 계속해서 얘기를 좀 더 나누셨다”고 말했다.

그는 “거기서도 제법 (대화가) 이어졌다“며 “거기서도 10분 이상 15분? 제가 정확하게 시간을 재지는 않았습니다만 꽤 길게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실제 두 정상의 독대는 45분 넘게 이어진 셈이다.

2018 남북정상회담이열린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보다리를 산책을 다녀오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판문점=이병주 기자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그토록 긴 시간 동안 무슨 이야기를 나눴을까. 조 장관은 “말씀을 가시기 전에 대략 이런 얘기를 하실 거다 하는 그런 준비를 저희가 했었다”며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과 관련된 얘기들, 그 다음에 판문점 선언에 내용이 들어가 있는 것들, 앞으로 이행해 나가기 위해서 양 정상 간에 챙겨 나가셔야 될 그런 얘기들. 그런 것들을 나누시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추측했다.

그는 실제 대화 내용을 확인하지는 못했다면서 “어쨌든 단독 회담을 시작하시기 전에 대략 그런 얘기를 하시는 걸로 저희가 준비됐었기 때문에 그런 얘기들을 중심으로 충분히 말씀을 나누지 않으셨을까 생각해본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김 위원장에 대해 “기본적으로 상당히 시원시원하다”며 “계산 없이 바로 조치를 취할 건 취해 나가는 그런 시원시원한 돌파력. 동시에 상당히 꼼꼼한 그런 측면들이 보여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과 북측 정상회담에 참여한 대표단들의 태도를 보면서 저희가 앞으로 헤쳐나가야할, 극복해야할 문제들을 저희가 다 풀어나가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겠다 하는 그런 기대를 가져봤다”고 전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