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금 일부 5000만원 현금으로…” 한진家 집사의 은밀한 제안

입력 2018-04-30 05:17 수정 2018-04-30 05:31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갑질 피해자들에게 거액을 제시하며 회유한 정황이 드러났다.

SBS는 이 이사장에게 상습적으로 폭언을 들었던 운전기사 A씨의 말을 인용해 이 이사장이 측근을 통해 거액을 제시하며 회유했다고 2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운전기사 A씨는 SBS에 제보가 접수됐을 때쯤인 지난 23일 인천의 한 카페에서 이 이사장의 집에서 오래 전부터 집사 일을 하던 ‘김 소장’을 만났다. A씨는 “돈으로 막겠다는 거다. 솔직히 좀 흔들렸다. 금액에.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았다”고 말했다.

김 소장이 다녀간 다음 날 실제로 돈을 주러 온 사람도 있었다고 A씨는 증언했다. “대한항공 분이 아닌 사모님이 개인적으로 아는 분이 오셨다”고 한 A씨는 “(24일) 합의금 일부도 받았다. 5000만원을 먼저 현금으로 받았다”고 말했다.

이런 의혹들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회사와 무관한 일이라며 확인할 수 없고 ‘김 소장’이라는 인물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내사를 벌이고 있는 경찰이 피해자 진술을 확보하지 못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A씨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최근 언론을 통해 제기된 이 이사장의 각종 갑질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이 이사장 갑질 의혹을 내사하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의 공조 요청에 따른 것이다.

이 이사장은 4년 전인 2014년 ‘땅콩 회항’ 사건 당사자인 큰 딸 조현아(44)씨가 대표로 있던 인천시 중구 영종도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호텔에서 공사 관계자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

공사 당시 한 작업자가 제보한 영상에서 이 이사장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한 여직원의 등을 밀치고 직원들이 들고 있던 도면 등의 서류를 바닥에 내동댕이치는 등 난동을 부린 장면이 담겼다. 폭언과 욕설을 퍼붓는 음성파일도 공개됐다. 인천경찰청은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호텔에서 벌어진 각종 의혹에 대해 조사 중이지만 경찰에 직접 당시 상황을 진술하겠다고 나서는 피해자가 없어 조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