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피해 운전기사 “이명희 측, 입막음용 거액 제시”

입력 2018-04-30 05:05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 이명희(왼쪽) 일우재단 이사장과 딸 조현민 전 전무.

최근 갑질 의혹을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갑질 피해자들에게 협박과 회유를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9일 SBS는 이명희씨 측이 갑질 피해자들에게 거액을 제시하며 입막음을 하려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어 경찰 내사가 난항을 겪고 있는데는 이씨 측의 이런 행동들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체는 “지난 24일 이씨가 운전기사에게 폭언을 한 걸로 보이는 녹취파일을 입수해 보도한 뒤 이씨에게 상습적으로 폭언을 들었다는 제보가 들어오고 있었다”며 “그때쯤 운전기사 A씨에게 한 남성이 연락을 했다”고 전했다.

A씨는 회장님 자택에 집사 소장을 통해서 사모님 귀에 (내가 제보를 했다는 것이) 들어갔다. 지금 보러 온다고 그러더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 23일 인천의 한 카페에서 검은 점퍼차림의 남성을 만났다며 그 자리에서 입을 닫는 조건으로 거액을 제시받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까놓고 얘기하면 돈으로 막겠다는 거다. 솔직히 좀 흔들렸다”면서 “금액이 내가 생각한 것보다도 훨씬 많았다”고 털어놨다.

A씨는 거액을 제시한 남성에 대해 이씨 집에서 오래 전부터 집사 일을 하던 사람으로, 이른바 '김 소장'으로 불린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어 김 소장이 다녀간 다음 날 실제로 돈을 주러 온 사람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대한항공 분이 오지는 않았다. 사모님(이씨)이 개인적으로 아는 분이 왔다. 돈을 집행하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그러면서 “합의금 일부도 받았다. 5000만원을 현금으로 받았다”며 제시받은 돈의 일부를 받았다고 시인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 측은 “회사와 무관하며 일이며 '김 소장'란 인물도 알지도 못한다”고 밝혔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