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을 겪고 있는 일부 국가들 사이에서 최근 남북정상회담을 본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8일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전날 가오슝(高雄) 시찰에 나섰다가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질문을 받자 “양안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가서 할 뜻이 있다”며 “정치적 전제를 내걸지 않고 상호 대등의 원칙을 견지한다면 중국 최고지도자 시진핑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조건은 어떤 지도자도 거절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의 제의가 수락되면 2015년 11월7일 싱가포르에서 양안 분단 66년만에 시 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당시 총통 간 정상회담에 이은 2차 양안 정상회담이 성사된다. 중국 네티즌들도 전날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큰 관심을 보이며 “남북처럼 중국도 대만과 빨리 통일했으면 좋겠다”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만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는데다 중국이 미국과 대만 간 밀착에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라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중국은 차이 총통의 제안에 어떠한 언급도 하고 있지 않다.
또한 양안은 2016년 대만 독립 성향의 민진당 차이잉원 체제 이후 관계가 급전직하로 바뀌었다. 중국은 차이잉원 정부가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대만 독립 세력을 겨냥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특히 최근엔 미국이 대만여행법을 통해 고위관료 간 교류를 가능하게 하고 대만에 무기 판매를 추진하면서 양안 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최근 대만 내에선 차이 총통의 각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남북 정상이 강대국 사이에서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움직여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을 본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연합보는 평론을 통해 “마잉주 전 총통이 ‘시마회’(習馬會)를 이뤘던 것처럼 차이 총통도 문재인 대통령 같은 역할을 자임해 ‘시차이회’(習蔡會)의 계기와 조건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1년도 안돼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는데 임기 2년이 다 돼 가는 차이 총통은 더 이상 세월을 허비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1947년 독립 후 카슈미르 영유권 분쟁 등으로 세 차례의 전쟁을 치른 인도와 파키스탄에서도 평화의 계기기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인도령 카슈미르(잠무-카슈미르 주) 지역 언론 카슈미르뉴스서비스(KNS)에 따르면 이 지역 야권 정치인들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언급하며 인도와 파키스탄 정상도 빨리 회담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잠무-카슈미르 국민회의(JKNC) 소속 나시르 아슬람 와니 전 주장관은 남북 정상회담을 긍정적인 조치라 평가하고 “인도와 파키스탄도 자리에 앉아 문제들을 논의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의 문제들은 오직 대화로만 풀 수 있다며 대화에 적당한 시기가 따로 있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인민민주전선(PDF) 소속 하킴 무함마드 야신 주의원도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인도와 파키스탄도 대화를 통해 평화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하는 공개 메시지”라고 거들었다.
인도 인터넷신문 ‘와이어’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에서 배울 것인가”라는 제목의 분석기사에서 “남북 정상이 함께 모여 적대 행위를 중단하기 위해 노력한 것은 작은 일이 아니며 남아시아 국가들이 살펴볼 좋은 사례일 수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한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014년 5월 총리 취임식에 나와즈 샤리프 당시 파키스탄 총리를 초청하고 다음 해 12월엔 샤리프 총리 자택이 있는 파키스탄 라호르를 예고 없이 방문해 샤리프 총리와 개별 회동하는 등 취임 초기 파키스탄과 관계 개선에 노력했었다. 하지만 2016년 1월 인도 북부 펀자브 주 파탄코트의 공군기지가 파키스탄에서 유입된 테러범들의 공격을 받아 인도군인 7명이 숨지면서 양국관계는 급랭했다. 이후 인도는 이후 파키스탄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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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