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시간통일’ 北이 먼저 제안… 김정은 “시계 2개, 가슴 아파”

입력 2018-04-29 11:34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만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판문점 = 이병주 기자

한국과 북한이 2년 8개월여 만에 표준시를 통일하기로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9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김 위원장이 30분 정도 늦는 평양 표준시를 서울 표준시에 맞추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윤 수석은 “표준시 통일은 북측 내부적으로도 많은 행정적 어려움과 비용을 수반하는 문제”라면서 “김 위원장이 이렇게 결정한 것은 국제사회와의 조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 북·미간 교류협정 장애물을 제거하겠다는 결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수석에 따르면 표준시 통일은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27일 김 위원장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김 위원장 내외가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환영만찬 전 환담을 나누다가 이 문제가 거론됐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대기실에 시계 2개가 걸려있었다. 하나는 서울시, 하나는 평양시간을 가리키고 있었는데 이걸 보니 매우 가슴이 아팠다. 이걸 먼저 통일하자”고 말했다. “같은 표준시를 쓰던 우리가 바꾼 것이니 우리가 원래대로 돌아가겠다”고도 했다.

한국 표준시는 협정세계시(UTC)보다 9시간 빠른 동경 135도가 기준(UTC+09:00)이다. 북한은 동경 127도 30분(UTC+08:30)을 기준으로 한다. 한국과 북한은 기존에 모두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했지만 북한은 2015년 8월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우리나라 표준시를 빼앗았다”며 광복 70주년인 그해 8월 15일부터 동경시보다 30분 늦춰 사용해 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