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만찬에서 후식으로 제공된 메뉴는 망고무스였다. 데코레이션으로 그려진 한반도에 독도가 있다는 이유로 일본 정부가 항의하기도 했다. 우리 영토인 독도를 놓고 논란을 제기한 일본의 불필요한 잡음을 걷어내면, 이 음식을 먹는 방식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망고무스를 먹기 위해서는 먼저 작은 망치로 딱딱한 껍질을 때려 깨뜨려야 한다. 껍질이 열리면 한반도가 그려진 망고무스가 나온다. 1953년 한국전쟁 휴전 이후 한 번도 허물지 못한 ‘냉전의 장벽’을 깨뜨린다는 의미가 담겼다.
독특한 방식 덕에 손으로 한 번, 데코레이션을 보며 눈으로 한 번, 망고의 달콤함이 퍼지는 입 안에서 한 번, 의미를 알게 되면 가슴으로 한 번, 그렇게 네 차례 맛을 볼 수 있는 음식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이설주 여사는 27일 판문점 평화의집 만찬장에서 망고무스를 먹으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의의를 되새겼다. 먹는 방식이 생소해 재밌는 표정들도 포착됐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먹는 방법을 ‘컨닝’하고, 자신도 망치로 껍질을 깨뜨린 뒤 웃은 그의 얼굴엔 지금까지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천진해 보이는’ 표정이 나타났다. 이 여사도 망치를 들고 껍질을 깨면서 신기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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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판문점=사진 이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