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만찬장 北사람들, 김정은 앞에서 그리 경직되지 않더라”

입력 2018-04-28 15:58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 참석해 공식 만찬메뉴인 옥류관 냉면뿐 아니라 북한식 쟁반국수까지 대접받은 사연을 공개했다.

박용만 회장은 28일 페이스북에 “만찬장 분위기는 대체로 따뜻하고 좋았다”면서 “편안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로 진행돼 그 오랜 기간의 냉전이 참 무색하다 싶었다”는 소감을 남겼다.

특히 “만찬장에서 북측 사람들도 김정은 위원장이 있는데 경직되거나 지나치게 긴장하지 않았다. 김정은 위원장 인상은 워낙 매스컴으로 많이 봐서 그런지 익숙한 모습 그대로였다.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에 대해서는 “웃음이 참 많아서 좋은 인상이었다”면서 “서로 건배도 하고 덕담도 나누며 진행된 만찬음식의 꽃은 옥류관 냉면이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옥류관 냉면은) 생각보다 면발은 약간 질긴 편이었는데 육수가 일품이었다. 소고기 닭고기 꿩고기 세 가지로 국물을 내었다는데 고명으로 얹은 세 가지 수육도 아주 부드럽고 담백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옥류관 냉면을 먹고 난 후 겪은 에피소드도 전했다. 그는 “한 그릇을 후딱 국물까지 먹어치우는 걸 옆자리 나이 지긋한 북측 분이 보더니 ‘내 쟁반국수도 개오라할테니 그것도 드쇼보시오’하며 비빔냉면 같은 쟁반국수를 가져오게 했다”고 전했다. 공식 메뉴에는 없는 쟁반국수를 즉석에서 대접한 것이다.

박 회장은 “혼자 (쟁반국수를) 신나게 먹는데 장하성 실장이 부러웠는지 한 젓가락 먹자며 빼앗아 먹었다. 아쉽”이라고 북한식 쟁반국수를 먹은 소감을 전했다. 박 회장은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벅찬 감상도 언급했다.

그는 “두 정상이 마당 앞 계단에 나와 선언문을 낭독하는 모습을 옆 건물 위층에서 내려다 봤다”면서 "같이 간 참석자들뿐 아니라 만찬을 위해 온 요리사들, 서비스 인력, 그리고 정상회담 실무자들, 모두가 작은 창문에 몰려서 역사적인 장면을 보며 감탄을 했다”고 적었다.

박 회장은 “언젠가 내가 아주 늙었을때 오늘 사진을 꺼내보며 ‘그날’이라는 수식어로 추억을 할 것 같다. 앞으로 경협과 교류가 가능해지는 시기가 오면 정말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함께 번영하는 길을 가도록 모두가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날이 올 때까지 많이 생각하고 연구하고 토론도 해서 제대로 경협을 전개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 마음이 바쁘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 남측 참석 인사 36명 중 재계 인사로는 유일하게 참석했다. 향후 남북 경협이 재개될 상황을 염두에 둔 초대였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현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