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평가 되는 김정은… “아버지 김정일보다 지지도 높다”

입력 2018-04-28 15:51

남북 정상이 27일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하고 연내 종전선언과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추진을 발표하자 문재인 대통령과 ‘판문점선언’을 이끌어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북한 최고지도자로는 최초로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은 김 위원장의 첫 인상은 파격이었다. 문 대통령 손을 이끌며 ‘깜짝 월경’을 제안한 데 이어 “문 대통령이 초청해주면 언제든 청와대에 가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젊은 지도자이지만 여유를 보였다. 오전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평양냉면을 언급하며 긴장된 분위기를 누그러뜨렸고, 핵 미사일 실험으로 우리 정부가 수차례 새벽 NSC를 소집했던 상황을 두고 “앞으로 문 대통령이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농담했다. ‘핵단추’ 운운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말폭탄을 주고 받으며 한반도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던 당시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러한 김 위원장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워싱턴을 핵무기로 공격하고 아시아의 미군 기지를 없애겠다고 위협하는 독재자 김정은은 잊어라”면서 “국제 정치인 김정은이 온다”고 보도했다. AP는 “한국 사람들이 김 위원장을 보기 위해 일상적인 일을 잠시 멈췄다”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한국 사람들을 사로잡았다”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국제 사회에 정상적인 지도자의 면모를 보인 김 위원장은 북한 내 위상도 견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고 존엄이라는 상징적인 면모에 버금가는 지지를 얻고 있다고 한다.


박영자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 위원장이 중류층과 서민들을 중심으로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며 “김정일 시대보다 올라갔다”고 밝혔다.

박 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의 높은 지지도가 문 대통령의 적폐청산과 닮았다고 했다. 그는 “부패 간부들을 숙청했기 때문에 인기가 있다. 인민들이 보기에는 적폐를 추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인민 중시, 청년 중시 정책으로 젊은층의 지지를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이러한 내치와 남북 정상회담 계기로 정상국가로서의 첫 행보를 시작했다는 평가다. 김 위원장은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보여준 자신감을 바탕으로 사실상 ‘정상국가’ 지위 성패를 좌우할 북미회담에 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