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하지만 경계할 것” 美 수뇌부가 말한 ‘판문점 선언’

입력 2018-04-28 14:53

‘완전한 비핵화’ 원칙을 밝힌 ‘판문점 선언’이었지만 미국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비핵화에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담겨 있지 않아 행동으로 이행돼야 진정성이 담보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미국 수뇌부들의 입장은 “완전한 비핵화를 이룰 때까지 압박 작전은 유지하겠다”이다. 이전 정부에서 북한에게 보상만 취하고 합의는 파기됐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마이크 펜스. AP뉴시스

◇펜스 “北 확언 검증해야 할 것”…트럼프에 공 돌리기도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남북 정상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한 ‘판문점 선언’과 관련해 “비핵화를 향한 일보 전진”이라고 환영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압박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북한이 어떤 약속을 했든 모두 의구심과 경계, 검증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북한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겠다는 의도를 명확히 한 펜스 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면서도 “북한에 대한 미국의 압박작전은 늦추지 않고 계속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미국의 양보 없이 협상 테이블로 나온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을 보여 주는 것으로, 강력한 대북 제재 압박이 효과가 있다는 신호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공을 돌리기도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AP뉴시스

◇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원칙 재확인한 폼페이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역시 이날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에서 열린 나토 외무장관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남북 정상이 밝힌 완전한 비핵화 목표에 고무됐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보했는지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개념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면서 “항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의 대량파괴무기 프로그램을 지체 없이 폐기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어 “나는 언제나 조심스럽다. 여기에는 약속을 하고 희망이 부풀려졌다가 그 뒤에 내동댕이쳐지는 많은 역사가 있다”면서 북한이 언제든 약속을 파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면서 “그 때(완전한 비핵화)까지 전 세계적인 최대의 압박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합의문을 환영하면서도 “우리는 과거 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면서 “압박은 비핵화가 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선포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