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퍼스트레이디가 파스텔톤 드레스코드로 정상 만찬장을 빛냈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거의 일치된 채도의 의상을 입어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영부인 김정숙 여사는 27일 밤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정상 만찬에 푸른색 계열 원피스를 입고 참석했다. 오후 6시15분쯤 평화의집에 도착한 이설주 여사는 살구색에 가까운 붉은 계열 투피스를 입었다.
만찬은 회담과 달리 음식을 나누면서 편안하게 대화하는 자리다. 하지만 정상 만찬이 갖는 성격은 사뭇 다르다. 사소한 발언과 표정부터 드레스코드에 담긴 철학까지 섬세하게 분석된다. 정상 내외가 의상이나 잡화에 의도를 담기도 한다.
남북 퍼스트레이디의 드레스코드가 정상 만찬에서 유독 주목을 받은 이유는 그래서다.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경우 이미 아침부터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숨가쁜 회담 일정을 소화하며 발언과 표정, 의상에 대한 의도가 해석된 상태였다.
두 퍼스트레이디의 의상은 색상부터 도안까지 모두 달랐다. 푸른색과 붉은색은 대비되는 색상이다. 패션 포인트도 각각 달랐다. 김 여사는 브로치를 상의에 붙였고, 이설주 여사는 클러치백을 들었다.
이렇게 달랐던 두 퍼스트레이디의 드레스코드는 비슷한 채도 하나만으로 ‘화합’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 여사의 푸른색과 이설주 여사의 살구색은 모두 우유를 섞은 것처럼 부드럽고 온화한 느낌의 파스텔톤이었다.
의도됐든 우연이든 이 드레스코드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약속한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두 여사는 평화의 집 정문에서 서로의 몸을 밀착하고 만찬장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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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