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연일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홍 대표는 28일 페이스북에 “남북 간 문제를 북미 간의 문제로 만들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외눈박이 외교를 국민과 함께 우려한다”고 적었다.
그는 “이번 남북 공동선언은 구체적인 비핵화 방법조차 명기하지 못한 말의 성찬에 불과하다”고 했다. 또 “김정은이 비공개 대화에서 문 대통령에게 어떤 메시지를 미국 측에 전달케 했는지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은 이런 류의 위장평화 회담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홍 대표는 전날에도 “남북정상회담 발표문은 북의 통일전선전략인 ‘우리 민족끼리’라는 주장에 동조하며 북핵 폐기는 한마디도 꺼내지 못하고 김정은이 불러준 대로 받아 적은 것”이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그러면서 “남북정상회담은 김정은과 문 대통령이 합작한 남북 위장평화쇼에 불과했다. 대북문제도 대국민 쇼로 일관하는 저들이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홍 대표의 비판적 시선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정상회담 당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지지도는 12%에 그쳤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국민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남북정상회담 다음날인 28일 청원 게시판에는 홍 대표의 일본 아사히TV 인터뷰는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국민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주장이 게시됐다. 홍 대표는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 여론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적극 지지하는 계층은 좌파뿐”이라고 말했다. 최경환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은 동굴에서 나와 시대 변화를 직시하라”며 “한국당만 위장평화쇼니 하며 철 지난 소리를 하고 있다. 홍 대표만의 고집인지 한국당 모든 의원의 생각인지 묻고 싶다”고 논평했다.
갤럽이 남북정상회담 전 사흘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한국당은 지지도 12%를 기록해 더불어민주당(52%)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의원이 6명에 불과한 정의당(5%)과 비교해 고작 2배 수준이다. 이는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반영하지 않은 수치다. 이번 여론조사는 이달 24~26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5142명에 통화를 시도해 최종 1005명이 응답(응답률 19.5%)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북한과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한국에 축하하고 싶다”며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밝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에 고무됐다”고 말했다. 또 “김정은 위원장과 몇 주 내에 만날 것이고 만남이 생산적이길 희망한다”고 했다. 북미 정상회담 개최 후보지와 관련해 “우리는 (회담) 장소와 관해서는 두 개 나라까지 줄였다”고 공개했다.
전형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