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김정은 ‘돌려말하기’ 문재인 ‘직접말하기’…판문점 선언, 서로 껴안자 박수 쏟아져

입력 2018-04-27 18:56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먼저 문재인 대통령을 껴안았다. 문 대통령도 주저 없이 선뜻 김 위원장을 향해 팔을 벌렸다. 27일 오후 6시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 1층 로비에서 남북 정상은 ‘연내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체결’ ‘완전한 비핵화’ 등을 약속하며 ‘판문점 선언’에 서명했다. 두 사람이 활짝 웃으며 카메라를 바라보자 박수가 쏟아졌다.

두 정상은 서명식 직후 평화의집 앞에서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선언문 내용을 에둘러 표현했지만 문 대통령은 비핵화와 종전·평화협정을 직접 언급하며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북과 남은 갈라져 살 수 없는 혈육이고 이웃에도 비길 수 없는 동족이라는 것을 가슴이 뭉클해지도록 절감했다”며 “이 합의가 역대 북남 합의서처럼 시작만 뗀 불미스러운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반드시 좋은 결실이 맺어지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종전선언에 대해 “전쟁 없는 평화로운 땅”이라고 우회적으로 표현했지만 한반도 완전 비핵화에 관한 합의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문 대통령은 “오늘 김 위원장과 나는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는 게 우리의 공동목표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비핵화를 직접 언급했다. 이를 포함해 비핵화라는 단어만 4번 반복했다. 또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통해 한반도의 불완전한 정전체제를 종식하고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며 협정 내용을 직접 입에 올렸다. 이 외에도 이산가족상봉, 고향방문 서신교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설치 등을 강조했다.


두 정상은 상대를 향해 감사하는 마음도 내보였다. 문 대통령은 발표 말미에 “대담하고 용기 있는 결정을 내려 준 김 위원장에게 박수를 보낸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많은 노고를 바친 문 대통령과 남측 관계자에게 깊은 사의(감사하는 마음)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과 남 해외동포·기자 여러분께도 사의를 표한다. 감사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