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반갑습니다’ 남한은 ‘바람이 불어오는 곳’…남북정상회담 만찬장 ‘노래외교’

입력 2018-04-27 17:13
위는 27일 남북정상회담 만찬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부를 오연준 군. 아래는 만찬 첫 노래로 선택된 '반갑습니다'의 원곡 가수 리경숙씨.

역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남북 부부동반 만찬은 남한의 대표적인 악기인 해금과 북한의 옥류금 합주로 시작된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북한 가요 ‘반갑습니다’와 가수 김광석씨의 노래 ‘바람의 불어오는 곳’ 등이 공연돼 남북이 어우러진 만찬이 연출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 만찬에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 여사가 동석한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 부부는 만찬장 입구에서 인사를 나눈 뒤 연회장에 입장할 계획이다.

왼쪽은 해금. 오른쪽은 옥류금.


이번 만찬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찰현악기(바이올린처럼 활로 줄을 켜는 악기) 해금과 북한이 1970년대 와공후(동양식 하프)를 눕혀 연주하도록 개량한 옥류금 합주로 시작된다. 김 대변인은 공연의 의미를 설명하며 “해금과 옥류금은 소리를 내는 방식이 다르지만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고 아름다운 조화를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이어 북측이 환영의 뜻을 담아 ‘반갑습니다’라는 노래를 공연한다. 이 노래는 김일성 북한 주석이 만든 보천보전자악단의 리종오 지휘자가 작곡한 곡으로 가수 리경숙씨가 1991년부터 각종 동포 행사에서 불러 유명해졌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전 평양학생소년예술단이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축하의 의미로 공연한 적 있다.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을 때도 거리에 울려 퍼졌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당시에도 북한예술단은 남한 공연 첫 곡으로 이 노래를 선택했다.

남측은 답가로 ‘서울에서 평양까지’를 공연한다. 이 곡은 대표적인 민중가수 꽃다지의 1집 수록곡으로 가수 신형원씨가 6집에서 다시 불러 유명해졌다. “소련도 가고 달나라도 가고 못가는 곳 없는데 광주보다 더 가까운 평양은 왜 못가”라는 가사로 통일가요로 분류된다.

평창올림픽 폐회식에서 올림픽 찬가를 부른 초등학생 오연준군이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도 부른다. 김 대변인은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기대와 소망이 있는 곳을 말하며 화합과 평화·번영의 길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이후 문 대통령의 환영사와 김 위원장의 건배제의가 끝나면 기타연주가 이병우씨가 자작곡 ‘새’를 연주할 예정이다. 만찬 중에는 실내악이 배경음악으로 깔린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