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의 늑장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공장 용기 살균 설비 이상으로 문제가 생긴 제품들을 제대로 거르지 못하고 일부 출고시켜 약 열흘 이상 시중에 유통됐다. 매일유업은 27일 문제 제품인 ‘바리스타 룰스 325㎖’ 일부 제품에 대해 전량 회수 조치했다고 밝혔다. 플라넬드립 라떼, 벨지엄쇼콜라모카, 마다가스카르 바닐라빈 라떼 325㎖ 3종으로, 청양공장에서 4월11·16·17일 생산된 제품들이다.
매일유업 측은 “청양 공장에서 생산된 바리스타룰스 325㎖ 제품에 대한 자체 모니터링 과정을 거쳐, 용기 살균 후 드라이설비에 일시적인 문제가 생겨 일부 제품에서 맛과 색 등에서 정상 제품가 차이가 날 수 있음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들 제품이 순차적으로 풀리면서 최장 열흘 넘게 시중에 유통됐다는 점이다.
컵커피는 과산화수소를 분사해 살균한 뒤 뜨거운 바람을 가해 과산화수소를 증발시키는 작업을 거친다. 업체 측은 드라이 설비에 문제가 생기면서 일부 제품에 뿌려졌던 과산화수소를 제대로 건조시키지 못해 소량의 과산화수소가 제품 안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매일유업은 설비에 3차례나 이상이 생겼음에도 평소와 같이 일부 제품만 조사하는 ‘샘플테스트’를 진행했고, 테스트 결과 문제가 없자 출고시켰다. 전수조사가 어려워 선제적 조치를 하지 못한 것이다.
문제의 제품은 지난 18일 진행된 2차 샘플테스트에서 발견됐다. 그러나 이날 이미 소비자들로부터 개봉했을 때 냄새가 이상하다는 불만 신고가 들어온 상태였다. 매일유업은 문제 제품이 발견된 지 8일이 지난 26일에서야 유통업체에 전량 회수 조치 공문을 보냈다.
매일유업 측은 “샘플 테스트 당시 발견된 제품이 소량이고 회수 조치보다는 설비를 점검해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또 “설비에 문제가 있었다해도 전수조사를 하기는 불가능하다”며 “법적 허용치를 넘어가는 수준이 아니다보니 빨리 발견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다만 직원이 실수로 과산화수소를 넣었다는 주장을 담은 온라인 게시물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며 “컵커피 제품 중 가장 많이 팔리는 250㎖가 아닌 새로 나온 325㎖ 제품이고, 인체에도 무해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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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