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이 군사분계선에서 마주보며 손을 맞잡는 장면은 전국의 수감자들에게도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법무부는 오전 교화방송센터 ‘보라미방송’의 자체 방송을 일시 중단하고 남북정상회담 생중계를 긴급 편성해 방영했다. 전국 구치소·교도소의 수용자들은 오전 9시30분부터 30분간 각 수용실에 설치돼 있는 TV를 통해 이를 시청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각각 수감돼 있는 서울구치소와 서울동부구치소에서도 남북정상회담 모습이 생방송됐지만 두 사람 모두 시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오전 방송시간대에 독방에 있지 않았으며, 지난 몇 달 간 TV 전원 자체를 켜지 않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은 이날도 TV를 꺼둔 채 지냈다고 한다.
반면 전국 곳곳에서는 정상회담 공동시청 행사가 열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 중구 덕수초등학교를 찾아 4학년 3반 학생 23명과 남북정상회담 생중계를 시청하며 ‘둘이 아닌 하나 되기’를 주제로 진행된 통일 수업을 참관했다. ‘통일이 되면 좋은 점’을 이야기하는 시간에 박 시장은 “통일이 되면 평양으로 이사갈 수도 있고 서울에서 평양 출신, 신의주 출신이 근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시장이 “앞으로는 수학여행을 어디로 가게 될까요”라고 묻자 아이들은 “평양이요”라고 입을 모아 답했다. 참관 수업이 끝난 뒤 박 시장은 “우리가 미레세대에 남겨줘야 할 것은 평화의 유산”이라며 “평화의 시대를 여는 출발점에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기뻤다”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 생중계를 보는 시민들 사이에선 환호가 이어졌다. 울산 울주군 KTX역 대합실에는 휴가 복귀를 앞둔 군인부터 70대 노인까지 모두들 들뜬 표정으로 TV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박수를 치는 시민도 있었다. 대학원생 이모(26)씨는 “남북이 저렇게나 가까울 줄 몰랐다”며 “통일이라는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광주에서는 광주독립영화관 상영관에서 정상회담 실황 중계 행사가 진행됐다. 105석 규모 객석에서 시민들은 남북 정상이 손을 맞잡은 순간을 함께 지켜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광주 화정중학교에서 남북 정상회담 생중계를 시청한 한 학생은 “태어났을 때부터 남북은 나뉘어져있다고 생각했는데 정상회담을 한다니 기분이 이상했다”며 “나중에 기차를 타고 북한을 통해 러시아로 여행가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구 해강초등학교에서도 학생들은 교실에서 생중계를 지켜봤다. 두 정상이 만나 악수를 하자 학생들은 신기함을 감추지 못했다. 교과서에서만 접하던 통일이라는 주제를 남북정상회담 생중계로 접하자 학생들은 “악수했다”고 소리치며 TV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남북 상황에 대한 부연 설명을 하며 학생들에게 통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호일 김유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