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열리고 있는 남북정상회담으로 세계의 눈이 쏠려 있다. 미·일·러·중 각국 정상들 또한 다양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 美 백악관 “역사적 회담을 계기로 한민족의 행복을 기원한다”
미국 백악관 새라 샌더스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 김정은 위원장과의 역사적 회담을 계기로 한민족의 행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회담이 한반도 전체의 평화와 번영된 미래를 향하는 진전을 이루길 기대한다”며 “미국은 우리의 동맹인 한국과의 긴밀한 공조에 감사하고 있고 수 주 후 다가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과 회담 준비를 위해 굳건한 논의를 지속해 나가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상시 미국을 위협하는 핵무장 폭군이 아니라 국제적인 정치인으로 탈바꿈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상상도 하지 못했을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됐다”며 “김 위원장의 태도가 올해 들어 급격히 바뀌었다”고 전했다.
개리 사모어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 핵 비확산 전문가는 “김 위원장이 대담한 제스쳐의 달인”이라며 “이번 일로 지난해 그가 화학무기로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했다는 의혹과 자신의 고모부인 장성택 당중앙위원회 행정부장을 처형한 일을 거의 잊게 했다”고 말했다. 사모어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당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조정관을 역임했다.
◆ 中 “남북정상회담 성공 희망”
중국은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을 거두길 바란다며 적극 지지했다. 27일 현재 중국 정부의 공식 반응은 없지만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남북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성공을 거두기를 희망한다”며 “한반도 문제에서 계속 좋은 소식이 들려오고 또 이를 통해 문제 해결의 올바른 길이 열리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CCTV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은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현장 생중계로 내보냈다. 매체들은 ‘역사적” “처음”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CC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한 뒤 한국으로 넘어와 국군 의장대를 사열하는 모습을 방송했다. 앵커는 “곳곳에 역사적인 순간이 있었다”고 전했다.
다른 중국 매체들은 정상회담 수식어로 남북을 의미하는 ‘한조(韓朝)’와 북남을 의미하는 ‘조한(朝韓)’을 섞어 사용했다. CCTV는 김 위원장이 방명록에 적은 “새로운 역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역사의 출발점에서”라는 문구를 소개하고 남북 정상의 모두 발언도 현장화면과 함께 전했다.
◆ 日 아베 “남북정상회담서 납치문제 제기해달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전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으로부터 납치·핵·미사일 등 현안에 대해 구체적인 행동을 끌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를 제기해 달라고 한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이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일본인 납치문제가 곧 북일정상회담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납치 피해자 문제에 대한 재협상을 위해서는 결국 양측 최고 지도자인 아베 총리와 김 위원장의 회담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해왔다.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27일 기자들에게 “오늘 정상회담을 매우주목하고 있다”며 “핵·미사일,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북한의 구체적 행동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방송들은 공영과 민영 모두 남북정상의 역사적인 만남을 일제히 생방송으로 내보내며 두 정상의 일거수일투족을 상세히 전했다.
◆ 러시아 “남북정상회담에 엄지를 척 들었다”
러시아는 “러시아가 엄지를 척 들었다”(Russia Gives Thumps Up)는 표현을 써가며 남북정상회담을 적극 환영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남북 정상회담이 핵 문제를 포함해 지역 내 모든 문제 해결을 촉진하길 기대한다”며 “러시아가 제안한 철도·전력·가스분야에서 남한과 북한 러시아 각 협력 사업 구상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한반도는 얼마 전까지 지구상에서 가장 긴장된 지역이었으나 오늘날 상황은 변했다”며 “남북한이 서로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한반도의 긴장 완화에 관심이 있다”며 “관심이 없는 나라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6월에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고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재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