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오빠’ 김정은 앞에서 ‘구면’ 김여정에게 한 말

입력 2018-04-27 13:45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소개로 북측 수행원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악수 하고 있다. 판문점=이병주 기자 ds5ecc@kmib.co.kr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첫 대면부터 사전환담까지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남측 수행단으로 참여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두 정상의 오전 정상회담이 끝난 뒤인 27일 정오쯤 경기 파주 판문점에서 1차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깜짝 월경 배경, 사전 환담 내용 등이 전해졌다. 윤 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월경은 김 위원장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오전 9시30분 군사정전위원회 사무실 옆 군사분계선에서 첫 대면했을 때 문 대통령이 “나는 언제쯤 (북에) 넘어갈 수 있겠냐”고 물었고, 김 위원장이 “그럼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이 먼저 문 대통령의 손을 이끌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예상치 못하게 북측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환담을 나눴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께서 우리 때문에 새벽잠을 많이 설쳤다고 들었다” “남측 환경에 있다가 평양에 오시면 민망스러울 수 있겠다” 등 솔직한 화법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오늘의 주인공은 김 위원장과 나다. 과거 실패를 거울삼아 잘 하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 차례 만난 적이 있는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김 제1부부장을 가리키며 “남쪽서 스타가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담장에서 큰 웃음이 터져 나오고 김 제1부부장은 얼굴을 붉혔다고 한다.

김 제1부부장은 이번 정상회담에 북측 공식수행원 자격으로 김 위원장과 동행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지난 2월 남측에 내려온 적이 있는 그는 당시 문 대통령 부부와 올림픽 개회식을 함께 봤다. 이후 청와대 접견에서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했고, 방남 마지막 일정인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 공연을 문 대통령 부부와 동석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각자 점심을 먹고 휴식시간을 가진 뒤 공동기념식수, 도보다리 친교 산책으로 오후 일정을 시작한다. 오후 회담에서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의자와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에 대한 심도 깊은 대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