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경기도 파주 판문점 평화의 집에 배치된 소품 하나하나에는 의미가 담겨 있다. 기념사진 촬영 배경부터 소소한 서명용 필기구에까지 남북관계 개선의 소망이 반영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회담에 앞서 평화의 집 1층 로비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두 정상의 뒤에 걸려 있던 그림은 민정기 작가의 ‘북한산’이었다. 역사상 처음으로 남한 땅을 밟는 북측 최고 지도자를 서울의 명산으로 초대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서울에 있는 산이지만 이름이 ‘북한’산이라 여기에 담긴 중의적인 의미까지 함께 고려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평화의 집 1층에서 방명록에 서명할 때 주위에 있었던 소품에도 다양한 의미가 담겼다. 먼저 방명록 의자는 길함을 상징하는 ‘길상 모양’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청와대는 “좋은 일이 일어나길 기대하는 소망의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서명대 역시 북한 전통 ‘해주소반’이 떠오르도록 만들어 북에서 찾아온 손님에 대한 환영의 의미를 담았다. 두 소품은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특별 제작됐다.
서명용 필기구는 특별 제작한 것은 아니지만 북측에서 싸인펜을 준비해달라고 요구해 별도로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 펜을 쓰지 않고 친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준비한 펜으로 서명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