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연출됐습니까?” 文대통령 웃음 터진 김정은의 한 마디

입력 2018-04-27 12:14
YTN 캡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53년 휴전 이후 우리 영토를 밟은 첫 북한 정상이 됐다. 김 위원장은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처럼 인민복 차림으로 등장해 연신 활짝 웃고, 농담을 던지는 등 호탕한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 때문에 기자단이 폭소를 터트린 순간도 있었다.

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오전 9시30분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났다. 두 정상은 악수를 나누고 전통의장대 호위를 받으며 회담장인 평화의 집까지 도보로 이동했다. 20분 정도 먼저 판문점에 도착해 회담장을 둘러봤던 문 대통령은 능숙하게 김 위원장을 안내했다.

두 정상은 평화의 집 1층 로비에 걸린 북한산 그림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문 대통령이 먼저 악수를 청했고 약 10초간 손을 맞잡은 채로 사진을 찍었다. 촬영이 끝난 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그림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게 북한산입니다. 서울의 북쪽에 있고 산 이름이 북한이기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설명을 듣고 돌아선 김 위원장은 기자들을 향해 “잘 연출됐습니까?”라고 했다. 문 대통령과 기자단이 웃음을 터트렸고, 한 기자가 “네 잘 됐습니다”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웃으며 회담 테이블에 앉았다.

회담은 오전 10시15분쯤 시작됐다. 김 위원장은 “분리선을 넘어보니까 사람이 넘기 힘든 높이로 막힌 것도 아니고 너무나 쉽게 넘어온 분리선을 가지고 여기까지, 역사적인 이 자리까지 11년이 걸렸다”며 “평화와 번영의 북남관계가 새로운 역사가 쓰이는 순간에 출발 신호탄을 쏘는 마음으로 여기 왔다. 오늘 현안들을 툭 터놓고 이야기하고, 그래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자”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는 순간 판문점은 분단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 됐다. 우리 대화도 통 크게 대화를 나눠 합의에 이뤄 평화를 바라는 모든 사람에게 기쁨을 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오전 회담이 종료되면 두 정상은 별도로 점심을 먹고 휴식시간을 갖는다. 오후 일정은 공동기념식수 행사와 도보다리 친교 산책으로 시작된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수행원 없이 오로지 둘이서만 담소를 나누며 약 50m 길이의 다리를 산책한 뒤 다시 평화의 집으로 이동해 오후 회담을 갖는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의자와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에 대한 심도 깊은 대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