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 처음 건낸 말… 한민족의 인사 “안녕하십니까”

입력 2018-04-27 11:57 수정 2018-04-27 12:04
판문점=이병주 기자 ds5ecc@kmib.co.kr

남북 정상이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만난 역사적 순간에 가장 먼저 나온 말은 한민족의 인사말 “안녕하십니까”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T2)과 소회의실(T3) 사이를 남북으로 가른 군사분계선에서 만났다. 김 위원장은 판문점 북측지역에서 도보로 군사분계선 앞까지 다가왔다. 문 대통령은 남측지역에서 김 위원장을 마중했다. 두 정상 사이의 거리는 한걸음도 되지 않았다. 1953년 한국전쟁 휴전 이후 65년 만에 처음으로 성사된 순간이다.

먼저 말을 건넨 사람은 김 위원장이었다. 김 위원장은 군사분계선으로 걸어오며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그러면서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했다. 문 대통령도 손을 내밀며 “예, 어서 오세요. 오시는데 힘들지 않았습니까”라고 화답했다.

20세기부터 시작한 전쟁을 끝내지 못하고 영토를 분할한 곳은 지구상에서 한반도가 유일하다. 두 정상 사이에서 오간 첫 인사말은 분단의 세월만큼 다를 줄 알았던 ‘둘’이 같은 말을 사용하고 같은 얼굴을 가진 ‘하나’였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해줬다.

김 위원장은 “정말 마음 설렘이 그치지 않고요. 이 역사적인 장소에서 만나니까, 또 대통령께서 이렇게 판문점까지 나와 맞이해주시니 정말 감동적입니다”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여기까지 온 것은 위원장님의 아주 큰 용단이었습니다”라며 김 위원장의 공을 치켜세웠다.

판문점=이병주 기자 ds5ecc@kmib.co.kr

김 위원장은 “아이, 아닙니다”라는 말로 삼갔고, 문 대통령은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반갑습니다”라고 다시 인사하자 문 대통령은 “이쪽으로 오실까요”라고 안내했다.

그렇게 한국전쟁 휴전 이후 처음으로 북한 정상이 우리 영토를 밟았다. 김 위원장은 왼발을 군사분계선 남측으로 내딛었다.

판문점공동취재단,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