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8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27일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다섯 차례 기념사진을 찍었다. 각각의 촬영마다 의미가 담겨 있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먼저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 내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오전 9시29분쯤 첫 악수를 나눴다. 이어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안내를 따라 폭 50㎝의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건너왔다. 북 최고지도자가 사상 처음 남쪽 땅을 밟은 순간이었다.
군사분계선 남쪽에 나란히 선 두 정상은 북쪽 판문각을 바라보고 첫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어 남쪽 자유의 집을 바라보며 다시 사진촬영을 했다. 남과 북의 지도자가 남한 땅에서 처음 만난 역사적 순간을 한 번은 북쪽을 배경으로, 한 번은 남쪽을 배경으로 기록에 남긴 것이다.
악수를 나눈 뒤 걸어서 이동한 두 정상은 화동 두 명에게 꽃다발을 받았다. 꽃을 전달한 아이들은 판문점 인근 민간인통제구역에 위치한 대성동초등학교 5학년 남녀 학생들이었다. 두 정상은 아이들과도 기념사진을 찍었다. 청와대 측은 “‘화동의 환영’에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예정에 없던 깜짝 기념촬영도 있었다. 판문점 공식 환영식장까지 전통의장대 호위를 받으며 도보로 이동한 두 정상은 양측 수행원과 인사를 나눴다. 양측 수행원 역시 서로 악수하며 인사했다.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즉석 사진촬영을 제안했다. 이 자리에선 남북 수행원들 사이에 “우리(한민족)는 역시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가벼운 농담이 이어졌다.
두 정상은 회담장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까지 걸어서 이동했다. 김 위원장이 평화의 집 1층에서 방명록을 서명한 뒤 다섯번째 기념촬영이 있었다. 1층 로비 정면에 걸린 민정기 작가의 작품 ‘북한산’을 배경으로 했다. 청와대 측은 “역사상 처음으로 남쪽 땅을 밟는 북측 최고지도자를 서울의 명산으로 초대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