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방명록에 ‘평화의 시대’… 종전·평화협정 의지 드러내

입력 2018-04-27 10:34
이병주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판문점을 찾아 “새로운 역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역사의 출발점에서”라는 방명록 문구를 남겼다. 남한을 찾아 밝힌 첫 메시지부터 ‘평화’를 말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오전 9시41분 남북정상회담 장소인 평화의 집으로 들어갔다. 전통 해주소반을 본뜬 서명대 앞 의자에 앉아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건네준 만년필로 방명록에 이같이 썼다. 문 대통령은 옆에 서서 ‘백두체’로 글을 쓰는 김 위원장을 지켜봤다. 기념촬영 직후인 9시44분 두 정상은 환담 장소인 접견실로 들어갔다.

남북 양측 참모진은 합의문 내용을 정상회담 직전까지 조율했지만 비핵화 의제는 두 정상의 결단에 맡기기로 했다. 김 위원장도 비핵화 협상에 대비해 최고위급 외교관을 총동원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뚜렷이 명문화하는 것이 주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5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우리 측 특사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회담에서도 “원점 돌아가기 보다 미래 내다보자”며 지속적인 평화체제 구축안 마련을 시사했다.

역사의 출발점이라는 의미는 앞으로 이어질 북·미 정상회담과 이후 진행될 국제사회와의 협력까지도 고민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단편적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지속적으로 진전시키고 논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남측은 ‘판문점 선언’을 희망하고 있다. 합의 수준에 따라 평화의집 앞에서 정식 발표 혹은 서명, 실내에서 간략 발표될 수 있다.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는 문재인대통령과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이룩하는데서 나서는 제반 문제들에 대하여 허심탄회하게 론의하시게 된다”며 전향적인 의사를 밝혔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