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27일 오전 8시5분쯤 문재인 대통령은 ‘파란색 넥타이’를 메고 청와대를 나섰다. 평소 넥타이를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던져왔던 문 대통령이 11년 만의 정상회담에서 선택한 넥타이는 한반도기를 닮은 푸른색이었다.
문 대통령의 ‘넥타이 정치’는 대선 후보 시절부터 시작됐다. 문 대통령은 당시 당 색깔 넥타이를 매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줄무늬를 선택했다. 존 F. 케네디 미국 전 대통령이 주로 했던 스타일에 맞춘 거였다. 열정, 자신감, 안정, 신뢰감 등의 상징이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선 직후 헌법재판소장 인사 발표를 할 때는 ‘독도 강치 넥타이’를 했다. 주황색에 강치 캐릭터가 빼곡히 들어간 스타일이다. 문 대통령이 몇 년째 즐겨 하던 것으로, 중소기업 제품이라고 한다.
문 대통령이 중요한 순간마다 골랐던 것은 파란색 넥타이이다. 대통령 취임 첫날에도, 지난해 방미 일정 때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찾았을 때도 이 넥타이를 맸다. 이번에도 이변은 없었다. 파란색은 청와대를 상징하면서도 시작, 편안함, 신뢰, 성공, 희망을 의미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흰색 줄무늬가 들어간 검은색 인민복을 입고 나타났다. 인민복 중에서도 예복에 해당하는 ‘닫긴 옷’을 착용했다. 깃이 목까지 올라가는 단추 5개짜리 의상이다.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1·2차 정상회담 때 인민복을 입었다.
예정대로 오전 9시30분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에 모습을 드러낸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건넨 첫인사는 “반갑습네다”였다. 수행원 없이 악수를 나눈 두 정상은 짧은 담소를 나눴다. 김 위원장은 초등학생 두 남녀 아이가 꽃다발을 건네자 어깨를 두드리기도 했다. 이어 전통의장대 호위를 받으며 자유의 집과 평화의 집 사이에 있는 판문점 광장까지 문 대통령과 나란히 걸었다.
두 정상은 오전 10시30분부터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시작한다. 오전 정상회담이 끝난 뒤에는 양측이 별도의 오찬과 휴식시간을 갖고 공동기념식수행사, 도보다리 친교 산책 등 오후 일정을 이어간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