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강진 ‘지열 발전소’ 때문?…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논문 실려

입력 2018-04-27 06:26

지난해 1월 발생한 규모 5.4의 포항 지진이 지열 발전소 때문이라는 논문이 세계적인 과학 저널에 실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앙일보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이진한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님의 연구 논문 ‘2017년 포항지진의 유발지진 여부 조사’가 27일 게재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지열 발전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민간기업 넥스지오에 의뢰해 진행한 ‘MW(메가와트)급 지열 발전 상용화 기술개발’ 국가 R&D프로젝트다.

세계적인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엔 ▲발전소의 물 주입 시점과 지진발생이 일치하고 ▲지진의 진앙이 물 주입지점 근처로 몰려 있으며 ▲진원의 깊이가 일반적 자연지진보다 얕고 ▲물 주입 깊이와 일치했다는 점 등을 들어 포항 지진이 지열 발전으로 인한 유발 지진이라는 주장이 담겼다.

이는 지진 연구로 저명한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학의 지진학자인 클리프 플로리치 교수가 만든 ‘유발지진 감별 방법’ 다섯 가지 중 네 가지에 해당된다. 이 교수는 “다섯 번째 유발 지진 감별방법은 해당 지역에 유발 지진이 있었다고 믿을 만한 연구논문이 있었는지의 여부인데, 이번 연구를 통해 포항지진이 다섯 가지 감별방법에 모두 부합하게 됐다”며 “따라서 포항지진은 거의 확실한 유발 지진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지열발전소가 작은 지진을 유발한다는 기존 사례와 달리 강진의 원인 될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는 점에서 큰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포항 지진이 지하 4.5㎞가 아닌 6㎞의 더 깊은 위치에서 발생했다는 주장도 있어 지열 발전소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