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방송 업계 관계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한 뒤 잇따라 목숨을 끊은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3명이 자매의 어머니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제기했다.
자매의 어머니 장연록씨는 오마이뉴스와 경향신문 등에 피소 사실을 밝혔다. 어머니는 오마이뉴스에 “오늘(26일) 가해자 3명의 이름으로 민사소송 조정서를 받았다. 나를 포함해 문계순 전국방송보조출연자노동조합 위원장도 함께 피소당했다"고 26일 밝혔다. 어머니에게 청구된 금액은 1억5000만 원대로 알려졌다.
자매의 어머니에게 소송을 제기한 이들은 자매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12명 중 세명이다. 최모(45), 김모(41), 장모(45)씨는 이 일로 직장에서 해고됐고, 명예도 실추당했다고 주장했다.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은 세간의 큰 공분을 자아낸 사건이다. 언니는 2004년 12명의 기획사 반장, 캐스팅 담당자 등 업계 관계자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면서 이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조사과정에서 부당함과 업계 관계자의 협박으로 2006년에 고소를 취하했다고 알려졌다. 2009년 8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언니가 죽은 뒤 6일 후 작은 딸도 자살했다.
어머니 장씨는 2014년 성폭력 가해 의혹을 받는 12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민법이 정한 소멸시효 3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패소했다.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3명이 법무법인을 통해 장씨에게 보낸 소장에 따르면 "원고들로 하여금 직장에서 해직하도록 강요한 자들로서, 강요죄의 혐의가 있다고 보여지고 특히 피고 문계순은 명예훼손의 혐의도 있다"고 주장했다.
어머니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모씨는 사건 초기에 합의하자고 했던 사람이다. 우리 가족이 3명이나 죽었는데 죽은 사람은 어쩌고 직장을 잃은 걸 날 보고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뇌출혈이 있던 자매의 아버지는 딸들을 잃고 두 달 뒤 사망했다.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에 대한 재수사가 최근 진행 중이다. 경찰청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는 지난 18일 ‘단역배우 자매 자살사건’ 피해자의 모친인 장연록씨를 상대로 비공개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당시 피해자가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담당수사관으로부터 2차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했다.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당시 담당 수사관이 성폭력 피해자인 딸에게 가해자의 ‘성기를 그려보라’고 요구했고, 가해자들과 마주한 채 대질심문도 벌였다”면서 “당시 경찰관들이 수사에 소극적이어서 수사관 교체를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마찬가지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당시 수사관 등 경찰 4명을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14년 만인 지난 3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재조사를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와 한 달 만에 20만명 이상이 동참하자 진상조사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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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