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저녁 8시, 남북 정상이 만나는 판문점에서 불과 10㎞ 떨어진 경기도 파주시 온생명교회에 모인 40여 명의 기도 파수꾼들이 ‘평화로운 한반도’를 꿈꾸며 마음을 모아 기도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목회자들인 이들은 27일 오전 8시까지 12시간 동안 쉬지 않고 기도를 이어간다.
참석한 이들은 각각 다른 모습으로 기도했지만 모두의 바람은 ‘평화로운 한반도’를 향했다. 예배에서 대표 기도한 백용석 서울 강남교회 목사는 “한반도에 갈등 대신 평화의 기운이 가득 찰 수 있게 해 주시고 내일 회담에 임하는 두 정상이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를 통해 평화의 길만 찾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설교에서 정상시 경기도 안민교회 목사는 “하나님이 한반도에 주신 평화 기회를 놓치지 말자”고 했다. 그는 “바벨론 포로 시대가 끝나고 유대민족에게 평화가 도래한 것처럼 이 땅에도 하나님의 평화의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설레는 마음을 표현했다. 이어 “끔찍했던 바벨론 포로 시대 중에도 희망을 보여준 하나님의 은혜가 바로 이 땅에, 지금 임하길 바라며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참석자들의 기도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통성으로 기도 한 이들은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가 바로 지금 한반도 곳곳에 임해 주님이 주신 평화의 분위기가 통일로 이어질 수 있게 해 달라”면서 “진보와 보수를 넘어 모든 기독교인들이 한 마음으로 회담이 끝나고 통일의 그날이 올 때까지 기도하게 해 달라”고 외쳤다.
27일 아침 7시 30분에 하는 마지막 기도는 자유로가 내려다보이는 교회 옆 언덕에서 진행된다. 평화를 위한 철야 기도회를 제안한 정지석(국경선평화학교 대표) 목사는 “회담을 위해 평화의집으로 향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행렬이 지나가는 자유로를 보며 축복의 기도를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기도회에 참석한 모욱빈(미국 연합그리스도교회 총회) 목사는 “우리가 기도하지 않으면 세계가 한반도의 평화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서 “오늘의 기도회가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한반도를 위해 기도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