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운전하는 열차에 한 여성이 뛰어들어 사망한 충격에 고개를 들지 못하는 기관사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26일 오후 12시40분쯤 서울지하철 1호선 열차가 오류동 승강장으로 들어왔다. 그 순간 30대 여성 A씨가 선로로 뛰어내렸다.
열차에 치인 A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사고 당시 열차를 운전 중이던 기관사는 큰 충격에 빠진 듯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푹 숙였다.
투신 사고로 고통 받는 기관사의 모습이 SNS 등에 공개되면서 네티즌들은 기관사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걱정했다.
앞서 2012년에는 한 기관사가 2003년 열차를 운행하던 중 선로에 뛰어든 사람을 치어 숨지게 한 사고를 겪은 뒤 9년 동안 PTSD로 정신불안을 호소하다 선로에 뛰어든 사건이 있었다. 대법원은 이 기관사의 사망에 대해 업무상 재해라고 판단했다.
같은해 다른 기관사도 투신 사고를 경험한 뒤 우울증을 겪다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인명사고를 경험한 기관사 대부분이 후유증을 겪으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투신 사고를 경험한 기관사에게 주어지던 3일의 위로휴가를 5일로 늘렸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기관사가 6회의 심리상담 프로그램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국민일보에 “열차 운행중 뭔가에 부딪히는 소리가 나면 경고음을 울리고, 기관사가 확인을 하는 과정을 거친다”며 “기관사가 직접 시신을 수습하지는 않는다. 경찰관과 소방관이 시신을 수습했으며, 기관사는 현장이 수습될 때까지 열차 안에서 대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 열차를 운행한 기관사는 경찰 조사를 받은 뒤 귀가 조치 됐다”면서 “앞으로 5일간 안정 휴가를 취하게 된다. 본인이 원한다면 심리 치료도 받을 수 있다. 치료 비용은 전액 공사가 부담한다”고 전했다.
한편 오류동역 승강장에는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지 않아, 투신사고를 막기 위해 스크린도어 설치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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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