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종북 프레임’을 씌우는 조작된 사진이 인터넷에서 유포되고 있다. 한 보수 정당 관계자는 사진을 촬영한 매체에 진위를 문의하기도 했다.
문제가 된 사진은 문 대통령이 지난해 4월 1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국민생명안전 약속식’에 참석했을 때 촬영됐다. 사진 속 문 대통령은 광장에 설치된 조형물에 ‘안전 때문에 눈물짓는 국민이 단 한 명도 없게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 문구가 조작돼 소셜미디어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등에서 확산되고 있다. 누군가가 ‘안전’을 ‘남한사람’으로 바꿨고 ‘눈물짓는 국민’을 ‘태워지는 인공기’로 고쳤다. 이렇게 ‘남한사람 때문에 태워지는 인공기가 단 한 개도 없게 만들겠습니다’라는 문장이 완성됐다.
사진을 촬영한 매체는 민영 뉴스통신사인 ‘뉴시스’다. 뉴시스는 “사진이 비교적 연령대가 높거나 보수적 성향을 가진 이들이 모여 있는 단체 채팅방에서 급속도로 유포되고 있다”면서 “한 보수 정당 관계자가 사진이 진짜인지 물어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윤광일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가짜 뉴스 한 건이 큰 작용을 하지는 않겠지만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보는 사람들이 속아 넘어가기 시작하면 언론 전체에 대한 신뢰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고 밝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