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아 “아나콘다 사건으로 힘들어, 남편 덕에 극복”

입력 2018-04-26 17:05
사진 출처=정정아 인스타그램

방송인 정정아가 과거 ‘아나콘다 사건’으로 트라우마를 겪었으며 남편 덕에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정정아는 21일 MBN ‘동치미’에 출연해 2005년 아나콘다에게 물렸던 사고에 대해 털어놓았다. 정정아는 그해 8월 KBS 예능프로그램 ‘도전 지구탐험대’ 촬영 중 아나콘다에 물리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를 회상한 정정아는 “거대한 아나콘다가 눈 앞에 있는 순간 ‘내가 이러다 팔을 잃겠구나’ 생각했다”며 “아나콘다의 이빨이 낚싯바늘처럼 날카롭지 않나, 팔을 억지로 빼내며 큰 상처가 생겼다”고 고백했다. 사고 이후 해당 프로그램은 폐지됐다. 약 10년을 이어온 장수 프로그램이었기에 정정아는 ‘불운의 아이콘’ ‘프로그램 폐지하게 만든 사람’이라는 주변의 차가운 시선을 견뎌야 했다.

정정아는 “아나콘다 사건 이후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에 시달려 홀로 남양주에 살았다. 모든 인간관계를 끊고 주말농장을 하며 3년을 지냈다. 그때 거울 속 내 모습이 싫어 삭발을 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삭발 선택에 대해 "미용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너무 초췌해 보였다. 그 당시 몸무게가 39kg이었다. 그래서 삭발을 해달라고 했다. 어차피 죽을 생각이었기에 머리스타일은 중요치 않았다”고 말했다.

정정아는 “미용실에 들렀다가 집에 가는 길에 저 멀리서 오토바이가 오더라. 그래서 피했는데, 알고 보니 전조등이 한쪽 고장 난 트럭이었다. 차가 폐차될 정도로 큰 교통사고였다. 순간 기절을 했다가, 정신이 살짝 나면서 어디선가 찬바람이 휙 불었다. 그때 ‘너 죽고 싶다고 했지? 죽는 게 어떤 건지 느껴봤어? 어떻게 할래, 살래 죽을래?’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때 정말 힘든 일이 많아서 죽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나는 살고 싶었더라. 그래서 ‘살고 싶어요. 저 살고 싶어요’라고 크게 소리쳤다”고 털어놓았다. 정정아는 타고 있던 차가 폐차될 정도로 큰 사고를 당했음에도 살아 있는 자신을 보며 삶을 포기하지 않기로 다짐했다고 전했다.

정정아는 ‘훈남’으로 알려진 남편과의 일화도 공개했다. 힘든 시기를 보내다 지난해에 남편을 만나 화촉을 올린 정정아는 “결혼 전 신혼집에 들어가려 했는데 문이 안 열렸다”며 “결국 남편이 열었는데 신혼집 바닥에 만 원 짜리를 깔아놨었다”고 설명하며 “당시 500만원 정도 됐는데 ‘이거 돈이야?’ 물어보면서 폭풍 오열을 했다. 남자가 나한테 돈을 준 게 처음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우승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