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 주 주간지인 스타트리뷴은 최신호에서 스쿨버스 기사이자 미니애폴리스교회 목사인 조지 나다니엘(George Nathaniel·54·사진)이 버스를 몰면서 학생들의 기도를 인도했다는 이유로 운전대를 잡지 못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나다니엘은 지난해 겨울부터 미네소타 주 동부 도시 미네톤카에 있는 나샤 시콜라(Nasha Shkola)의 스쿨버스를 매일 2시간씩 몰았다. 나샤 시콜라는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기독교인 학생들이 다니는 공립학교로 전교생이 130여명 정도다.
운행 중인 버스에서 학생들과 함께 기도한 것이 문제가 됐다.
나다니엘의 고용주인 운수업체 ‘퀄리티 케어’측은 “약자인 학생들에게 운전기사가 기도를 강요했다는 불만이 학교에서 제기됐다”면서 “개인적인 기도는 괜찮지만 운행 중에 학생들의 기도를 인도하는 행동은 용인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공공장소에서 기도를 금지한 대법원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퀼리티 케어측은 “일단 나다니엘을 해고하지는 않았으며 해당 운행노선에서 제외했다”고 덧붙였다.
나다니엘은 학생들에게 기도를 강요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그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기도했다”면서 “학부모들에게도 기도에 대해 미리 상의했는데 왜 이런 일어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겐 종교적 믿음에 따라 말할 자유가 있다”면서 “내 사명은 복음을 전파하는 일이며 앞으로도 계속 학생들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나다니엘은 2013년 11월 미네소타 주 번스빌 소재의 학교 스쿨버스를 몰다 학생들을 위해 기도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적이 있다.
미국은 최근 “공공장소에서 기독교적 가치를 강요하지 말라”는 무신론단체의 집중 공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무신론단체 ‘종교로부터의 자유 재단(Freedom From Religion Foundation·FFRF)’은 지난 1월 미국 오하이오주 벨로이트의 웨스트브랜치고등학교(West Branch High School)에 스포츠 경기에서 기도가 헌법에 위배된다는 내용의 항의서신을 보냈다. 학교가 기도를 금지시키자 주민들과 학부모들은 경기 시작 직전 ‘기도는 중요하다(Prayer Matters)’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기도 대신 침묵의 시간을 갖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FFRF는 2014년 플로리다주 파이넬러스파크시를 상대로 시청과 학교 등에 전시된 성경을 치울 것을 요구했고, 같은 해에는 펜실베이니아 리하이카운티의 직인에 들어간 십자가를 문제 삼았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